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증시가 ‘검은 목요일’을 맞이했다.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부상한 가운데 15일 국내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장중 8% 이상 폭락하면서 시장엔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정지)까지 발동됐다.
◇ 코스피·코스닥 장중 한때 8% 급락… 서킷브레이커 발동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나란히 급락세로 장을 출발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5.59%(335.8포인트) 내린 5,673.01로, 코스닥은 4.79%(39.4포인트) 하락한 784.45로 장을 열었다. 이후 오전 9시 7분 42초에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어 9시 12분 23초께 코스닥 시장에도 매도 사이드카 조치가 내려졌다.
매도 사이드카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급락할 때,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대량 매도 주문을 5분 동안 일시적으로 정지해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는 조치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닥150 선물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6% 이상 하락하고, 동시에 코스닥150 현물지수가 3%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시행된다.
이러한 조치에도 지수 급락세는 안정화되지 못했다. 지수 하락폭은 오후 들어 8%대까지 확대됐다. 결국 이날 시장에선 1단계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거래소는 오후 12시 23분 13초에는 코스닥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코스피 시장에는 오후 12시 38분 12초께는 동일한 조치가 내려졌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할 당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00% 내린 5,528.05를 기록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급락할 때 시장 전체의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제도다. 1단계 서킷브레이커는 전일 대비 지수가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이러한 조치가 발동되면 주식 매매는 20분 동안 전면 중단된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올해만 10번째, 코스닥 서킷브레이커는 5번째 발동됐다.
국내 증시는 이달 들어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외국인 순매도, AI 투자 수익성 우려, 글로벌 거시경제 불안 등의 복합 요인이 작용하며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엔 더 크게 흔들리면서 지수가 5,500선까지 밀려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 증시 급락세가 두드러진 것은 지난밤 미국발 악재 여파가 큰 것으로 풀이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예상치를 웃돈 소비자물가지수와 유가 상승, AI·반도체 관련주 약세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예상치(3.6%)를 상회했다. 이에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투자심리 위축을 야기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발 악재는 국내 증시도 얼어붙게 했다. 물가 우려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진 가운데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익성 우려까지 부상하면서 대형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선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왔다. 막대한 투자에 걸맞은 이익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AI 거품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수혜로 날개를 펼쳐왔던 국내 증시는 이 같은 불안 심리 확산에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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