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중구=제갈민 기자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IR)가 2030년 가을 오픈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관광·카지노 관련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우려가 상당하다. 현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카지노 이용객들이 일본 오사카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에 학계와 업계에서는 카지노 관련 법과 제도를 완화해 국내 복합리조트·카지노 산업을 성장시킬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사단법인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서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일본 복합리조트카지노 도입에 따른 영향분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카지노업 관련 학계 교수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먼저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사카에 약 1조5,000억엔을 투자해 2030년 가을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장을 목표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오사카 복합리조트가 개장되면 국내 카지노 이용객을 비롯해 방한 외국인 관광수요 일부가 일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카지노·숙박·식음·쇼핑·관광 등 여러 분야의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업계와 학계에서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피력하고 있다.
주변 국가가 대규모 투자로 관광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자국의 관광산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현재 카지노업 면허 갱신 허가제 도입 및 영업손익에 관계없이 관광진흥개발기금 납부 비율을 기존 매출의 10%에서 15%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지노 사업자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고 중장기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질 우려가 큰 만큼 카지노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는 규제와 관련해 재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이충기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는 “오사카 복합리조트가 개장되면 우리나라 관광 산업에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약 1,000만명이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장 시 방일 한국인 수는 더 많아질 것이고 외화유출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동시에 방한 외국인 중 카지노 고객들도 일본으로 향하면서 국내 관광산업과 카지노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제기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오사카 복합리조트 향후 개장과 관련 국내 관광 및 카지노산업 위축 연관성에 대한 설문조사 분석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내국인 해외여행객 및 강원랜드 방문 내국인, 방한 외국인 중 카지노 이용객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장 시 방문 의향’에 대한 항목은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사기관인 엠브레인에서는 지난 9월 7∼14일 기간 내국인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참여자는 총 1,250명이다.
설문에 참여한 내국인 1,250명 중 42.7%(534명)는 ‘오사카 복합리조트 방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 이상이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1회 방문 시 예상되는 카지노 게임 비용은 평균 약 24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946만명으로 집계됐고, 올해는 8월말 기준 누적 방일 한국인 수가 742만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1,000만명이 일본을 찾는 실정으로, 이 가운데 40%인 약 400만명이 오사카 복합리조트를 찾아 1인당 20만원씩 카지노에 지출한다면 대략 8,000억원의 외화가 유출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지난 9월 4∼5일 강원랜드 카지노 이용객 4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오사카 복합리조트 방문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52.1%로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강원랜드의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이용한 중국인·일본인 일반 고객 대상으로 지난 9월 11일과 12일 진행한 설문에서도 높은 비율로 ‘오사카 복합리조트 방문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쏟아졌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이용한 중국인 일반 고객 78명 중 약 절반 수준인 46.2%는 ‘오사카 복합리조트 방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이용한 일본인 1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78.7%가 오사카 복합리조트에 방문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VIP 고객들 사이에서는 그 비중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카지노 VIP 중국인 99명 가운데 82.8%가, 일본인 VIP 고객 103명 중에서는 98.1%가 오사카 복합리조트 방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장 시 한국을 방문해 카지노를 이용하는 외국인, 그리고 강원랜드를 이용하는 내국인 다수가 일본 오사카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단순히 카지노 업계의 실적하락이 아닌 방한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지출하는 비용 자체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이용하는 중국인·일본인 VIP 고객은 카지노 외에 쇼핑 분야에서 각각 1인당 평균 225만원, 277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계의 ‘큰 손’이 오사카 복합리조트로 유출된다면 국내 관광·쇼핑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지출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통합 지표에서도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장 시 한국 카지노 감소율’ 항목은 △외국인 일반고객 41.9% △외국인 VIP 고객 49.5%로 나타났다. 오사카 복합리조트가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계에 직격타를 가할 수 있다고 평가되는 대목이다.
외국인전용 카지노고객 감소로 인한 ‘관광수입 감소액 규모’는 보수적인 시나리오로 평가했을 시 –9,178억원, 비관적 시나리오로 평가하면 –1조1,6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충기 교수는 우리나라 카지노산업의 중장기적 발전 방향으로 크게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법제도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복합리조트 추세를 반영해 관광진흥법 완화정책과 더불어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카지노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해 호텔·복합리조트에 넌게이밍(비카지노) 부문을 강화하며 다양한 관광시설이나 콘텐츠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산업 진흥 차원에서 카지노산업을 육성하면서 동시에 도박중독 예방을 통한 이용자 보호, 그리고 한국형 콘텐츠(K-팝, K-컬처)와 연계한 차별화된 한국적 복합리조트(K-IR)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카지노업을 관리하는 정부기관 문화체육관광부와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남 여수시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은 카지노업계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조계원 의원은 카지노업계의 관광기금 부담률 상한을 현행 ‘연 매출 10%’에서 ‘연 매출 15%’로 높이는 고매출 구간을 신설하고, 영구적으로 부여되는 카지노 면허는 ‘5년마다 갱신’, 카지노면허 양도·양수 시 사업자에 대한 사전 심사 제도 등을 포함한 관광진흥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관련 내용은 지난 7월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카지노업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한 바 있다.
문체부 카지노산업정책팀장과 문체부 융복합관광과장 등 카지노업을 담당하는 주요 문체부 공무원들도 조계원 의원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국회와 정부의 이러한 규제 강화에 대해 비관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진수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호스피탈리티경영학과 교수는 “오사카 복합리조트가 2030년 오픈 예정인데, 그 시점이 다가올수록 앞서 발표한 내국인·외국인의 오사카 복합리조트 방문 여부 긍정 답변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행 매출의 10%를 관광기금으로 부담하던 것을 매출의 15%로 늘린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대외적 투자를 받기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카지노업 세제 혜택이나 정부 지원이 부족하고 비대칭적”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우리나라 카지노 산업을 살리려는 의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영배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관광학과 교수는 “카지노를 단순 규제시설로 볼 것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그 주변에 마련한 다른 넌게이밍 시설들을 이용하고 체류하고 경험하면서 방문객들이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하는 등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정부는 민간에서 넌게이밍 시설 등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책을 마련하고 뒷받침해 신뢰와 상생 구조를 갖춘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지노업계는 국내 관광산업을 비롯해 국가 경쟁력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규제 강화보다는 카지노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이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규제강화 및 해외 카지노 신설에 대한 무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남성은 “우리나라 카지노업계가 처음 시작된(1967년) 후 60년 이상이 흘렀음에도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면서 “마카오와 싱가포르에 이어 일본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면 관광객을 다 뺏길 판인데, 정부는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개최된 일본 복합리조트카지노 도입에 따른 영향분석 세미나에는 문체부 등 정부기관 담당자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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