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4일 국회에서 열렸다. ‘사법 개악’과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 속에 중수청이 청장 없이 출범한지 12일 만이다. 청문회에서는 인력과 전산시스템 등 수사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중수청의 준비 수준과 운영 방안이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책임수사제와 전문인력 영입 등을 해법으로 내놨지만, 당장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수사 독립성을 확보할 방안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독립성 보장할 장치 묻자 ‘의지’ 강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4일 김지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중수청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인권 보호와 수사 전문성 강화, 사회적 약자 보호, 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을 운영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검찰·경찰의 우수 인력과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고 충실한 보완수사로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운영 구상에 앞서 기본적인 업무 요건부터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 질의에서 드러났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중수청의 인력·장비 부족 현황을 얼마나 보고받았는지 묻자, 김 후보자는 “자세히 보고받지는 못했다”면서 “인력은 약 66%, 물적 인프라는 60~70% 정도 확보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지난 2일 출범한 조직의 인력과 시설이 아직까지 미비한 데다 이를 이끌 후보자의 현황 파악도 충분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전산시스템 역시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 김 후보자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으로 사건 접수·배당·이첩은 가능하지만, 사건 처리 기능은 준비가 부족해 종이 기록을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부족한 업무 기반을 언제까지 보완하고 그동안의 혼선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추궁도, 후보자의 설명도 나오지 않았다. 준비 부족을 확인하는 데 그쳤을 뿐 이를 해소할 대책까지 검증하지는 못했다.
업무 기반 확충과 함께 수사의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쟁점이었다. 행안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중수청이 외부 개입을 차단할 장치를 갖추고 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행안부장관의 사건 개입을 제한할 내부 지침과 규정을 마련할 의향을 묻자, 김 후보자는 “장관이 부당한 지시나 지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 외압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 방안이 아닌 법적 원칙과 장관에 대한 신뢰를 앞세운 것이다.
서 의원이 구체적인 내부 지침 마련을 재차 주문하자 김 후보자는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중수청장과 소속 수사관들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서 의원이 마음가짐만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느냐고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마지못해 “내부 규정이 필요하면 만들겠다”고 밝혔다. 독립성 확보를 강조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절차 마련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셈이다.
행안부장관과의 관계에서 소신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윤호중 행안부장관의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 지시가 적절했는지 물었고, 김 후보자는 장관이 내린 조치를 자신이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박 의원은 “명색이 중수청장으로 갈 분이 장관의 지시에 대해서 말을 못 한다”며 독립적인 조직 운영과 지휘 역량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중수청의 준비 부족과 이를 보완할 후보자의 운영 구상이 함께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전문인력 영입과 수평적 조직문화 등의 방향을 일부 제시했지만 부족한 조직 기반 보완과 수사 독립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아울러 핵심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청문위원들의 검증도 일부 대목에서는 현황을 짚는데 그쳐 실질적인 대책과 실행 가능성까지 따져 묻는 데 한계를 보였다.
중수청의 준비 부족에 따른 혼선은 사건 당사자의 부담을 키우고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 청장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을 안착시키겠다는 다짐을 넘어 부족한 여건을 보완할 구체적인 일정과 절차를 제시하고 업무 수행에 따른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일이다. 김 후보자가 밝힌 원칙과 기조를 실제 조직 내에 반영하고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수사를 보장할 수 있을지가 향후 중수청의 신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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