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방침에 첨단 레이저 가공기술을 접목해 표면 특성을 조절하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내 기업의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소개됐다.

침의 소재를 교체하거나 별도의 코팅을 입히는 대신 표면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하는 방식으로, 전통 한의약 의료기기에 첨단 공학기술을 융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투랩(B2LAB·대표 정보수)은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한의약산업선진화지원사업을 통해 추진한 한방침 표면기술 연구가 국제학술지 Materials Today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논문에는 펨토초 레이저로 한방침의 표면을 가공해 면역반응 조절 가능성을 고려한 구조를 설계하고, 생물학적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연구 내용이 담겼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채윤병 교수와 단국대학교 조직재생공학연구원(ITREN) 이정환 교수도 공동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침 자체의 재료나 기본 형상을 바꾸지 않고 표면에 새로운 구조적 특성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스테인리스강 침에 펨토초 레이저를 조사해 미세·나노 크기의 표면 패턴을 형성하고, 이러한 변화가 생체 환경에서 어떤 특성을 나타내는지 살펴봤다.
펨토초 레이저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정밀 가공 기술이다.
에너지 전달 시간이 짧아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의 영향을 줄이는 데 유리하며, 화학적 처리나 별도의 코팅제를 추가하지 않고도 금속 표면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한방침에 적용해 표면 설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기술 개발과 함께 안전성 확인 절차도 진행됐다. 연구진은 가공된 침의 표면 형상을 분석하고 세포 및 면역 관련 반응을 평가했으며, 국제표준 ISO 10993을 바탕으로 세포독성, 피부 자극, 급성 전신독성 등을 조사했다.
침을 움직일 때 필요한 힘을 비교하는 시험도 실시해 표면 가공이 기계적 사용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다.
한방침은 인체 조직에 직접 접촉해 자극을 전달하는 의료기기인 만큼 표면의 미세한 차이도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관련 분야에서는 침의 물리적 작용을 넘어 전기적 특성과 조직 간 상호작용, 세포 및 면역반응 등을 함께 살펴보며 작용 원리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보수 대표는 한방침의 기술적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침을 인체와 기계적·전기적 신호를 주고받는 바이오인터페이스로 설명하며, 표면공학을 활용하면 기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특성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투랩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표면 패턴의 형태와 세포·면역반응 사이의 관계를 추가로 분석할 예정이다.
전기자극을 활용하는 전침 분야로 연구 범위를 넓혀 전기적 특성과 조직에 전달되는 물리적 자극을 살펴보고, 실제 치료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지 단계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이번 연구 이전부터 비투랩의 한의약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해 왔다.
2022년에는 미세패턴을 적용한 한방침 개발 과제를 통해 제품 개발을 뒷받침했으며, 이 과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로 이어졌다. 2023년에는 유아·어린이의 경혈 자극을 위한 고주파 전극과 자극기 개발을 지원해 시제품 제작 및 품목허가에 필요한 자료 확보를 도왔다.
고호연 한국한의약진흥원장은 "기업의 연구개발 성과가 제품 경쟁력 강화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한의약 제품 개발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업 수요에 맞춘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이번 성과는 레이저를 활용한 한방침 표면 설계와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를 함께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기술의 실용성을 확보하려면 추가적인 안전성 검토와 실제 치료 환경에서의 유효성 확인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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