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시행 반년 이용율 1%대… 변화 체감 서비스 확충 필요

시사위크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시행된 지 반년이 넘은 가운데, 장애인의 이용 비중이 1%대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장애인 통합돌봄 전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시행된 지 반년이 넘은 가운데, 장애인의 이용 비중이 1%대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장애인 통합돌봄 전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시행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장애인의 이용 비중은 1%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년부터 중증 정신질환자까지 통합돌봄 대상을 확대할 예정인 만큼, 대상 확대에 앞서 장애인 통합돌봄 전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지난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 시행과 함께 본격 시작됐다. 돌봄통합지원법은 노쇠‧장애‧질병‧사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의료‧요양 등 돌봄 지원을 통합‧연계해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률상 일상생활 유지에 어려움이 있어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 등을 통합지원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13일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합돌봄 전국 시행 이후 지방정부의 전달체계와 실제 서비스 연계 현황을 파악한 첫 실태조사로, 지난 8월 31일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의 돌봄 수요와 주요 서비스 공급 수준, 지역별 분포 및 접근성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통합돌봄 신청자는 총 9만3,13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노인은 9만1,952명으로 전체의 98.7%를 차지했다. 반면 65세 미만 장애인은 1,184명으로 1.3%에 그쳤다. 전체 신청자 가운데 실제 통합돌봄 서비스를 연계 받은 사람은 7만8,677명이다.

연계된 서비스 유형을 보면 일상생활돌봄이 4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건강관리20.6% △장기요양 12.3% △주거복지 10.8% △기타 5.3% 순으로 나타났다.

◇ 노인 통합돌봄 연계율 80% 넘는데… 장애인은 절반도 못 미쳐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 운영 현황'(6월 26일 기준)'에 따르면, 노인은 신청자 4만5,519명 가운데 3만7,034명이 실제 서비스로 연계돼 연계율이 약 81.2%에 달했다. 반면 장애인은 신청자 596명 가운데 270명만 서비스로 연계돼 연계율이 약 45.3%에 그쳤다.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 운영 현황'(6월 26일 기준)'에 따르면, 노인은 신청자 4만5,519명 가운데 3만7,034명이 실제 서비스로 연계돼 연계율이 약 81.2%에 달했다. 반면 장애인은 신청자 596명 가운데 270명만 서비스로 연계돼 연계율이 약 45.3%에 그쳤다.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장애인의 낮은 통합돌봄 이용 비중은 사업 초기부터 나타났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 운영 현황(6월 26일기준)’에 따르면, 전체 통합돌봄 신청자는 4만6,21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노인은 4만5,619명으로 전체의 98.7%를 차지한 반면, 장애인은 596명으로 1.3%에 그쳤다.

서비스 연계율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노인은 신청자 4만5,619명 가운데 3만7,034명이 실제 서비스로 연계돼 연계율이 약 81.2%에 달했다. 반면 장애인은 신청자 596명 가운데 270명만 서비스로 연계돼 연계율이 약 45.3%에 그쳤다. 

현재 정부는 통합돌봄 대상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중증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통합돌봄 시업사업을 실시한 뒤 2028년 본사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장애인을 위한 통합돌봄 체계가 충분히 안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대상까지 추가될 경우 기존 인력과 인프라로 늘어나는 돌봄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장애인 통합돌봄을 둘러싼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통합돌봄의 주요 대상자인 장애인의 참여가 1.3%에 그쳤다는 것은 초기 제도 설계와 전달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명백한 방증으로 보인다”며 “지금 통합돌봄에서 장애인이라는 정책 대상과 그 특수성이 지워져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진행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진행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통합돌봄사업이 국가가 결국 국민의 존엄한 삶을 지역사회에서 책임지겠다는 시대적 약속이라고 볼 때 반쪽짜리 통합돌봄으로 전략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사업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회방송 갈무리

최 의원은 장애인 통합돌봄이 활성화되지 못한 배경으로 △장애인 대상 사업 시행이 상대적으로 늦어진 점 △노인 돌봄 중심으로 구축된 인프라 △지원 대상 장애유형이 제한적인 점 등을 꼽았다.

최보윤 의원은 “본 사업 시행 6개월이 지난 올해 9월이 돼서야 전국 230개 시군구에서 장애인의 신청이 가능해졌다”며 “이미 지자체 인력과 인프라가 노인 돌봄 중심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뒤늦게 참여한 장애인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턱없이 부족한 시군구 전담인력이 읍면동의 노인까지 함께 관리하고 있어 장애인 발굴까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애인의 지원 범위도 16개 장애유형 가운데 지체장애와 뇌병변장애 등 2개 유형의 중증장애만 포함돼 있고 경증장애인은 아예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통합돌봄 제도를 이용했을 때 장애인 당사자가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충분하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전문가는 통합돌봄 제도를 이용했을 때 장애인 당사자가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충분하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전문가는 장애인의 낮은 이용 비중을 대상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장애인이 제도를 이용했을 때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지현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체 인구에서 장애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대상자까지 지체장애와 뇌병변장애 등으로 제한하다보니 이용자가 적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통합돌봄은 기존에 있는 서비스를 묶어 연계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장애인 입장에서는 통합돌봄을 신청한다고 해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나거나 새로운 서비스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보니 일상에서 통합돌봄을 체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장애인 통합돌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상 확대뿐 아니라 제도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장애인이 실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기존 서비스를 단순히 엮어주는 방향으로 간다면 이름만 있는 제도로 전략할 여지가 있다”며 “장애인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통합돌봄 서비스를 개발해 기존 복지서비스와 연결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서비스를 촘촘하게 연계해 사각지대를 메우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직접 신청하고 서비스를 연계받았을 때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전달체계 측면에서도 현장 공무원에게 장애인 통합돌봄 담당자가 누구인지 물었을 때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장애인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전달체계를 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통합돌봄 시행 반년 이용율 1%대… 변화 체감 서비스 확충 필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