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죽어야 끝나는 ‘킬링’ 라이브, 입장하시겠습니까?” 인터넷 방송 중 발생한 사망 사고로 나락에 떨어진 몰래카메라 크루 ‘킬링타임’. 방송을 그만두고 자숙하던 스트리머 연우(류혜영 분)는 PD 주원(남윤수 분)의 제안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촬영하기 위해 폐병원을 찾는다.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 다시 카메라를 켜지만 촬영이 시작되자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크루를 위협한다. 가짜 공포를 만들어내던 이들은 어느새 진짜 죽음의 위협을 피해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가 된다.
영화 ‘킬링타임’은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인터넷 방송 크루 ‘킬링타임’이 재기를 위해 찾은 폐병원에서 의문의 존재에게 습격당하고, 무자비한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타임어택 스릴러다. 장준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류혜영·남윤수가 주연을 맡았다.
사람의 죽음과 폭력마저 실시간 콘텐츠로 소비되는 시대,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시청자와 그 관심을 성공으로 바꾸려는 이들의 욕망이 맞물린다. 영화가 그리는 공포는 귀신이나 기이한 현상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어 더 섬뜩하게 다가온다.
특히 더 많은 관심과 성공을 위해 타인의 공포를 콘텐츠로 만들던 이들이 이번에는 그 대상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카메라 뒤에서 타인의 공포를 만들어냈지만, 이제는 자신의 생존과 죽음의 과정마저 실시간으로 소비되며 카메라 안의 공포가 된다. 실제 죽음의 위기마저 화면 너머의 시청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자극적인 볼거리일 뿐이라는 점도 섬뜩함을 더한다.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도 효과적이다. 시간이 멈춘 듯 낡고 음습한 폐병원은 그 자체로 불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디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구조와 외부와 단절된 폐쇄성도 긴장감을 높인다. 인물들이 도망치고 숨는 과정에서 폐병원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또 하나의 위협으로 기능한다.
무엇이 가짜이고 진짜인지 끊임없이 뒤집는 전개도 몰입도를 높인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제 상황인지 이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연출인지 쉽게 확신할 수 없다. 가짜라고 안심한 순간 진짜 위협이 들이닥치고, 진짜라고 믿는 순간 다시 의심할 여지를 던진다. 이러한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게, 설득력 있게 쌓이면서 긴장감을 이어간다.
아쉬운 건 이야기의 큰 방향이 비교적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정체불명의 존재가 누구인지 일찌감치 짐작할 수 있고, 결말 역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가짜와 진짜를 오가며 만들어낸 순간순간의 긴장에 비해 마지막 반전이 주는 충격은 크지 않다. 예상 밖의 한 방까지 보여주지는 못한다.
류혜영의 열연은 힘을 보탠다. 사고 이후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연우의 불안과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것은 물론, 위기의 순간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주원을 연기한 남윤수는 다소 아쉽다. 어색한 대사 처리와 감정 표현으로 종종 몰입을 방해한다.
장준엽 감독은 “생중계라는 형식과 그것을 만들어내는 현대적인 욕망을 공포의 대상으로 치환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며 “결국 이 영화를 보고 피 튀기는 슬래셔가 아닌 이 판을 만들어낸 욕망에서 공포를 느꼈으면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러닝타임 83분. 오는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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