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태오 칼럼니스트] 친구를 따라 달리기에 나서거나, 관심 있던 운동을 체험하거나, 짧은 영상을 보며 몸을 움직여본다. 처음부터 평생 할 운동을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경험하면서 자신의 취향과 능력을 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제시한 ‘해봄경제’는 시도의 비용과 장벽이 낮아지면서, 완벽한 준비보다 먼저 실행하고 경험에서 배우는 흐름을 가리킨다. 운동에도 적용할 만한 관점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느라 미루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활동부터 해보는 것이다.
그러나 시작의 문턱이 낮아졌다고 지속까지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운동의 즐거움과 그 활동을 일상에서 반복하는 일은 다르다. 한 번의 체험이 장기적인 건강 효과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운동은 왜 시작보다 지속이 어렵고, 첫 경험을 일상의 습관으로 이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작은 시작에도 건강상의 의미는 있다. 2023년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된 메타분석은 94개 코호트, 3천만 명 이상을 포함한 자료를 분석했다. 직업 활동 이외의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사망과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이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활동량이 거의 없는 사람이 활동을 늘리는 구간에서 위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관찰연구를 종합한 결과이므로 운동만의 인과적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 결과는 충분한 운동량을 처음부터 채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움직임 자체를 미룰 필요는 없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필자가 운동을 지도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첫 동작을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 일이다. 처음 스쿼트를 배우는 사람에게는 발의 위치를 맞추고 무릎을 굽히면서 호흡까지 조절하는 일이 낯선 과제가 된다. 가벼운 동작처럼 보여도 상당한 집중이 필요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편안한 달리기 속도 역시 다른 사람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필자는 첫 운동의 가치를 땀의 양이나 탈진 정도만으로 판단하고 싶지 않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도전을 경험하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알아가는 일도 성취다.

최근 연구는 운동 지속을 의지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4년 온라인으로 공개되고 2025년 정식 권호에 실린 『국제행동의학저널』의 문헌고찰과 질적 연구 종합은 14개국의 68개 연구를 분석했다.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경험에는 즐거움과 습관뿐 아니라 주변의 지원, 비용과 접근성, 건강상 이점의 인식, 일정의 유연한 조정 등이 함께 나타났다. 특정 방법의 효과 크기를 입증한 연구는 아니지만, 지속을 이해하려면 개인의 동기와 생활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근거를 제공한다.
시작은 호기심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지속하려면 시간과 비용을 반복해서 확보하고 자신에게 맞는 즐거움과 변화를 발견해야 한다. 첫날의 의욕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조건들이 운동을 이어가는 과정에 놓여 있는 것이다. 혼자 걷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과 구기 종목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의 선택은 다를 수 있다. 같은 활동도 이동 시간이 길거나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이어가기 어렵다. 필자는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지 판단할 때 의욕만큼이나 생활에 들어갈 자리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본다. 야근이나 돌봄으로 저녁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시간대나 활동 방식을 바꿔볼 수 있다. 계획이 일상과 계속 충돌한다면 자신을 탓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
성과를 확인하는 기준도 넓힐 필요가 있다. 체중감량만을 목표로 삼으면 숫자가 정체되는 시기에 운동의 의미까지 잃기 쉽다. 앞서 소개한 문헌고찰에서도 여러 건강상의 이점을 인식하는 경험이 지속과 연결되는 주제로 나타났다. 필자는 체중과 함께 동작의 안정성, 다룰 수 있는 중량, 실제 활동량의 변화도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수록 운동을 이어갈 이유도 분명해질 수 있다.
중단 뒤 복귀 역시 중요하다. 2021년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는 미국 피트니스 체인 회원 61,293명을 대상으로 54개의 4주 행동중재 프로그램을 비교했다. 전체 프로그램의 45%가 중재 기간에 주간 방문 횟수를 유의하게 늘렸지만, 종료 후에도 유의한 변화가 확인된 프로그램은 8%에 그쳤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프로그램은 운동을 빠뜨린 뒤 다시 방문했을 때 작은 보상을 제공했다. 방문 횟수를 평가한 연구이므로 체력 향상이나 평생의 습관 형성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다. 이 연구는 첫 참여를 유도하는 것과 다시 돌아오도록 돕는 일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따라서 운동의 성공을 한 번도 빠지지 않는 것으로만 정의할 필요는 없다. 피로와 일정 변화로 운동을 놓쳤다면 다음 가능한 활동을 정하면 된다. 시간이 부족할 때는 운동 시간을, 몸 상태가 달라졌을 때는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무리하게 계획을 고수하거나 완전히 포기하기보다, 적절한 수준으로 돌아와 이어가는 것이다.

필자는 해봄경제의 가치를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수준에서 운동을 시작해보는 데서 찾고 싶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국민체력100의 체력측정과 운동 상담을 통해 현재의 체력과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알아볼 수 있다. 집 근처를 짧게 걸어보거나, 관심 있던 생활체육 프로그램에 한 번 참여해보는 것도 출발점이 된다. 처음부터 오래 할 운동을 결정하기보다 직접 경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첫 운동 경험 다음에는 다시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해본 활동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다음 일정을 정하고, 부담스럽다면 시간과 강도를 조정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운동의 효과를 과학적 근거로 설명하는 것만큼, 그 운동이 각자의 일상에서 반복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해보기’가 ‘다시 해보기’로 이어질 때, 운동은 잠깐의 도전을 넘어 건강을 지탱하는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김태오 글로우핏 대표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입니다.
참고문헌
김난도 외. 『트렌드 코리아 2027: 2027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미래의창; 2026.
Garcia, L., Pearce, M., Abbas, A., Mok, A., Strain, T., Ali, S., ... & Brage, S. (2023). Non-occupational physical activity and risk of cardiovascular disease, cancer and mortality outcomes: a dose–response meta-analysis of large prospective studies.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57(15), 979-989.
Madigan, C. D., Grimmett, C., Sweet, S. N., Daley, A. J., Kettle, V. E., Phillips, B., & Graham, H. E. (2025). Understanding adult’s experiences and perceptions of how to maintain physical activity: A systematic review and qualitative synthesis. 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Medicine, 32(5), 687-701.
Milkman, K. L., Gromet, D., Ho, H., Kay, J. S., Lee, T. W., Pandiloski, P., ... & Duckworth, A. L. (2021). Megastudies improve the impact of applied behavioural science. Nature, 600(7889), 478-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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