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04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정식 오픈한 ‘쉐이크쉑’은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국내에서도 입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한때 미국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힌 바 있다.
이제 쉐이크쉑은 미국에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친숙한 존재가 됐다. 강남에 문을 연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37호점까지 늘어난 상태다. 서울은 물론 부산과 인천, 대전, 대구, 천안, 고양, 부천, 용인, 화성, 시흥, 남양주, 의왕, 김해, 파주 등 전국 각지에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쉐이크쉑의 시장 개척 행보 이후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했던 글로벌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들의 여러 실패 사례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쉐이크쉑의 이 같은 국내 상륙 및 성공가도를 이끈 건 허희수 SPC 사장이다. 2011년 미국 뉴욕에서 쉐이크쉑을 처음 접한 그는 이후 국내 도입을 추진해 2016년 7월 상륙시켰다. 당시만 해도 중저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던 국내 햄버거 시장에 새로운 판도를 몰고 온 행보였다. 특히 햄버거 시장은 물론 외식시장 전반에서도 생소했던 ‘파인 캐주얼’ 개념을 본격 소개하며 큰 주목을 끌었다.
이후 쉐이크쉑은 핵심 상권과 공항, 아울렛, 복합쇼핑몰 중심의 직영점 출점 전략을 바탕으로 입지를 넓혀갔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에도 진출하며 동남아시아 시장에 1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쉐이크쉑을 성공으로 이끈 허희수 사장의 핵심 전략으로는 단순한 매장 확대가 아닌 브랜드 현지와 및 차별화된 경험 선사가 꼽힌다. 실제 쉐이크쉑은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은 올해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손종원 셰프와 협업해 떡갈비와 대파, 약과, 유자 등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헤리티지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미식 문화를 접목해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도 현지 문화와 식품 기준에 맞춘 운영 역량을 구체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문을 연 4개 매장은 모두 지난 6월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 산하 공식 인증기관 자킴으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위해 메뉴와 식재료 조달 체계, 공급업체 등을 현지 기준에 맞게 재구성했으며, 말레이시아 전통문화에서 착안한 메뉴와 상품도 선보였다.
허희수 사장이 쉐이크쉑을 통해 축적한 성공 전략은 이제 또 다른 글로벌 외식 브랜드인 ‘치폴레’로 이어지고 있다. 치폴레는 1993년 설립된 미국식 멕시칸 음식 프랜차이즈로, 부리토가 주력 제품이다. 과거 쉐이크쉑이 그랬듯, 국내에서도 이미 입소문이 꽤 퍼진 브랜드다.
SPC그룹 계열사이자 쉐이크쉑 운영사인 빅바이트컴퍼니는 치폴레와 합작법인 S&C를 설립해 지난 9월 초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 치폴레 첫 매장을 오픈했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1호 매장이다. 치폴레가 합작법인 형태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이 합작법인은 내년에 싱가포르에도 매장을 낼 예정이다.
치폴레가 이처럼 새로운 시도와 함께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빅바이트컴퍼니와 손을 잡은 건 쉐이크쉑의 성공 사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허희수 사장의 10년 전 도전이 이제는 또 다른 브랜드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치폴레를 향한 반응은 뜨겁다. 개점 직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기 시간 단축을 위한 모바일 사전 주문 시스템이 도입되기도 했다. S&C는 연내 2·3호점도 오픈해 국내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0주년을 맞은 쉐이크쉑에 이어 치폴레까지 국내에 도입하며 외식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허희수 사장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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