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기업관을 둘러싼 국정감사 공방이 사퇴 요구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재벌과 대기업 집단에 대한 주 위원장의 부정적 인식이 공정한 직무 수행을 저해할 수 있다며 경쟁당국 수장으로서의 적절성을 문제 삼고 사퇴를 촉구했다.
◇ 국민의힘 “공정한 조사·심의 의문”… 주병기 “반기업·반시장 아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 위원장의 (국정감사) 답변을 보면 공정위가 과연 정치적 편향 없이 공정하게 조사하고 심의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공정위원장이 특정 기업집단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논란은 전날 정무위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주 위원장이 교수 시절 재벌과 대기업집단의 세습경제를 착취적 대한민국의 원인으로 지목한 발언을 거론하며 현재도 같은 생각인지 물었다. 이에 주 위원장은 “표현이 수사적이고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주 위원장은 이를 기업이나 시장경제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해석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우리나라 시장경제의 주체는 기업과 경영자이며, 공정위는 공정한 경쟁을 뒷받침하는 심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반기업적, 반시장적이라는 말씀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같은 주 위원장의 인식이 기업 경영과 시장에 미칠 영향을 문제 삼았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서일준 의원은 주 위원장이 교수 시절의 인식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점을 사퇴 요구의 주요 이유로 들었다. 박대출 의원은 과거의 편향된 의식을 공정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국정감사였다고 평가했다.
신동욱 의원은 주 위원장의 기업관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수장의 편향된 인식이 공정위의 조사·제재 권한과 결합할 경우 기업을 부당하게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지난 1일 출범한 중점조사기획단을 거론하며, 공정위가 기업을 부정적으로 낙인찍거나 압박하는 기관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날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상임위원 인선 논란도 다시 꺼내 들었다. 당시 신동욱 의원은 김자봉 신임 상임위원의 전문성 부족과 추천 배경을 문제 삼았고, 주 위원장은 금산분리 문제에 깊이 파고들었던 인물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인선에 사적 인연이나 대통령실의 개입이 있었다면 공정위의 독립성 훼손과 직결된다며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번 사퇴 요구의 핵심은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주 위원장의 비판적인 시각이 기업 전반에 대한 선입견으로 이어지는지, 또 공정위가 그와 별개로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법을 집행할 수 있는지에 있다. 주 위원장은 편향성 우려에 선을 그으며 공정위의 심판 역할을 거듭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거듭 공정위의 중립성과 신뢰를 문제 삼으며 압박의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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