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식품업계가 올가을 ‘이미 아는 맛’의 변주로 승부수를 띄웠다. 소비자가 만든 라면 레시피부터 동네 맛집 메뉴, 친숙한 간식에 차별화된 식감을 더하는 방식이다. 익숙한 맛을 기반으로 해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느끼는 부담을 줄이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농심은 오는 27일 ‘감바스짜파게티’ 판매를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열린 ‘짜파게티 요리사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레시피를 제품화했다. 이마트에서 먼저 판매한 뒤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감바스짜파게티는 올리브유와 구운 마늘, 페페론치노, 새우 맛을 접목한 제품이다. 새우 풍미 볼과 올리브 풍미 후레이크, 튀긴 마늘 등을 넣어 감바스의 풍미를 살렸다. 가수 성시경도 유튜브에서 해당 레시피를 만들어 먹으며 “1등 할 만하다”고 호평했다.
이번 신제품은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변형하는 ‘모디슈머’ 조리법이 외식 메뉴를 거쳐 간편식으로 이어진 사례다. 농심은 지난해 서울 신사동 ‘춘식당’과 협업한 팝업 레스토랑 ‘짜파게티 다이닝 클럽’에서 감바스짜파게티를 대표 메뉴로 선보였다.

◇ 동네 맛집 메뉴 봉지에 담았더니…매출 ‘쑥’
익숙한 맛에 새로움을 더한 제품은 매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오뚜기가 지난 7월 선보인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의 8월 매출은 전월 대비 40% 증가했다.
같은 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는 전체 봉지라면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동대문 닭한마리 메뉴를 라면으로 구현한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6일 양곱창 전문점 ‘우정 양곱창’과 손잡고 ‘우정특양밥’을 출시했다. 특양과 깍두기를 활용해 외식 메뉴의 특징을 간편식에 담았다. 앞서 7월 출시한 ‘한우스지된장전골’과 ‘특우개장’은 출시 첫 주 합산 판매량 1만4000개를 넘어섰다.

대상 종가가 최근 선보인 ‘볶음깍두기’도 익숙한 반찬에 조리법의 변화를 줬다. 잘 익은 깍두기를 들기름에 볶아 별도 조리 없이 반찬으로 먹거나 볶음밥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80g 소용량 제품으로 실온 보관이 가능해 보관과 휴대 편의성을 높였다.
대상 관계자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음식을 즐기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확산하는 점을 제품 기획에 반영했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호빵·떡볶이도 변형…화제성 넘어 재구매 관건
겨울철 대표 간식인 호빵도 이색 조합을 더한 신제품 20종이 나온다. 삼립은 타코 호빵과 불닭 호빵 등 기존 제품에서 보기 어려웠던 메뉴를 비롯해 흑당·감주 호빵, 다마고치 등 캐릭터 협업 제품을 마련해 선택지를 넓혔다.
앞서 풀무원은 지난달 ‘식감혁신 본격 떡볶이’ 2종을 출시했다. 쌀떡 제품인 ‘쌀떡볶이 마포식’과 밀떡 제품인 ‘밀떡볶이 선릉식’으로 나누고, 특허 기술인 ‘이중 압출 공법’을 적용해 떡의 탄력과 찰기를 높이고 쉽게 굳지 않도록 했다. 맛뿐 아니라 떡의 종류와 식감을 기준으로 선택지를 세분화한 것이다.
신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색 조합이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스테디셀러 제품군으로 자리 잡을지는 재구매 여부에 달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디슈머 레시피를 제품화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면서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레시피가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는 완성도를 갖췄는지, 상품 경쟁력이 있는 지가 재구매로 이어지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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