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케네디 아닌 고우석이었다면.
1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2-2 동점이던 8회말. KIA 타이거즈는 박재현~김도영~헤럴드 카스트로~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타석에 들어설 타이밍. LG 트윈스 마운드에는 고우석이 있었다. KIA 타선의 무게감만 생각하면 고우석이 계속 던져야 했다.

만약 고우석이 8회말 무사 1루서 김도영을 상대했다면? 야구에 ~라면을 갖다 붙이면 끝이 없지만, 흥미진진한 맞대결이 됐을 듯하다. 김도영이 5일 잠실에서 고우석에게 9회 2사에서 대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터트린 기억도 생생한 상태였다.
그러나 아무리 지면 안 되는 LG라고 해도, 마무리 손주영이 목에 담이 와서 뒷문이 열렸다고 해도 더 이상 고우석을 기용하긴 어려웠다. 고우석은 이미 KIA 타선을 압도하며 무려 11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상태였다. 1-2로 뒤진 4회말 1사 1,2루서 선발투수 임찬규를 구원해 3.2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했다. 심지어 임찬규보다도 아웃카운트 1개를 더 잡았다.
43개의 투구수. 아무리 마이너리그에서 멀티이닝이 익숙했던 고우석이라고 해도 더 던지는 건 쉽지 않았다. 또한, 이틀 전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1.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홀드를 따낸 상태였다.
다시 말해 고우석은 할 만큼 했다. 그리고 5회말 김도영과의 맞대결서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기도 했다. 고우석과 LG로선 5일 잠실에서의 데미지를 만회하긴 어려웠지만, 어쨌든 고우석은 시즌 마지막 경기서 온몸을 불태웠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는 ‘위대한 패자’였다.
16경기서 3승1패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1.57. 미국에 다녀오면서 제구력이 더 좋아졌고, 변화구들의 구종가치가 좋아졌다는 염경엽 감독의 호평은 결과로 드러났다. 이날 역시 최고 155km 포심에 커터를 주로 섞었다. 미국에서 다듬은 커터가 주무기가 됐다. 간혹 커브와 포크볼을 구사했다.
9월에 계약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에는 나갈 수 없지만, LG는 내년 고우석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뒷문을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유영찬이 돌아오겠지만, 구위와 경험을 볼 때 고우석이 마무리를 맡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관심사는 당장 14일부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러야 할 LG 불펜이다. LG가 이날 고우석을 4회부터 쓴 건 그만큼 현재 불펜진이 고우석을 제외하면 다소 못 미덥기 때문이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졌고, 시즌 막판 LG 필승계투조는 예년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졌다. 그만큼 고우석 의존도가 높았다.

고우석 없이 치러야 하는 포스트시즌, LG 불펜의 경기력이 와일드카드결정전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갑자기 목에 담 증세로 선수단을 이탈한 손주영의 로스터 포함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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