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술보다 기본적인 체력이 필요하지 않나.”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과 허승필 단장은 조만간 미팅을 통해 신인선수들 육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16억원의 사나이’, 하현승 육성에 대한 얘기가 나올 전망이다. 일단 신인들은 11월 대만 마무리훈련에 데려간다는 계획만 세워놓은 상태다.

설종진 감독은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하현승의 투타겸업 시도는 확실하다. 그렇다면 하현승에게 지금부터 화두가 돼야 할 단어는 체력이다. 설종진 감독은 7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내년에 본인이 둘 다 하고 싶다고 그러면 지금부터 기술보다 기본적인 체력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했다.
KBO리그에 뛰어든 신인들이 자기 기량을 채 보여주지도 못하는 건 십중팔구 체력 탓이다. 프로의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해본 적이 없다. 야구는 딱 한 경기만 하면 땀 한방울도 안 흘리고 할 수 있다. 그러나 7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144경기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야구가 체력적으로 안 힘들다고 하는 사람은 ‘야알못’이다.
타자 하나만 해도, 투수 하나만 해도 체력이 달려 주저앉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물며 이도류? 더더욱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구단이 하현승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종합검진 수준을 넘어 근육, 관절 상태까지 다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이도류 총량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짜야 한다. 처음부터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 서서히 업무량을 늘리는 게 맞다. 그래야 몸이 부상 위험도를 낮추면서 프로의 이도류에 적응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LA 에인절스와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32)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또 현재 주전 포수 김건희가 입단하자마자 2군에서 투수와 1루수, 외야수로 이도류를 잠시 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설종진 감독이 2군 사령탑이어서 그 과정을 잘 알고 있다. 당시 구단은 김건희가 투수로 기본기가 부족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판단, 합의 끝에 고교 시절까지 주로 했던 포수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도류를 과감하게 포기했던 그 결정이 결과적으로 좋았다. 이도류를 밀어붙이는 게 능사도 아니다. 구단은 분명히 이때 얻은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설종진 감독은 “본인이 둘 다 하고 싶고, 둘 다 잠재력이 있다고 보면 둘 다 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본인 의사가 제일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둘 다 한다면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야 한다. 체력 보강을 많이 시켜야 한다. 다른 선수들보다 웨이트트레이닝도 더 많이 해야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투수와 타자가 좀 다르다. 본인이 더 힘들 것이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의 체력이 필요하니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한국판 오타니라는 수식어는 너무 근사하다. 그러나 대부분 제2의 오타니는 반짝 돌풍에 그쳤다. 키움도 하현승도 왜 그랬는지 알아야 한다. 시행착오야 당연히 있겠지만, 길 자체를 잘못 들어가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체력이 우선이라고 밝힌 설종진 감독도 하현승의 이도류를 매우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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