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유한양행의 차기 대표이사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회사가 정기주주총회 약 6개월 전 최종 후보를 확정하도록 승계 절차를 마련했지만 조욱제 대표의 임기를 5개월여 남긴 현재까지 최종 후보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내년 3월 조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대표 선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립 100주년 이후 경영을 맡을 새 수장을 뽑는 인선인 만큼 후보 선정 과정과 이사회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조 대표는 2021년 3월 대표에 취임해 2024년 한 차례 연임했다. 유한양행은 ‘임원의 처우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전문경영인 대표이사가 6년을 초과해 연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내년 3월에는 새로운 대표 선임이 필요하다.
유한양행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대표 선임 약 2~4년 전부터 관리한다. 이사회가 추천받은 후보군의 적정성을 심의·의결해 정기주총 약 6개월 전 최종 1명을 대표이사 후보자로 확정하는 구조다.
후보 육성도 사전에 진행해왔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임원과 승계 후보자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었고, 국내 대학 Executive MBA 파견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리더십 교육 등을 실시했다.
최종 후보가 정해지면 총괄부사장 등으로 임명해 주총 전까지 승계 준비를 거치는 게 회사가 제시한 절차다. 과거에도 이정희 전 대표는 2014년 7월 총괄부사장에 오른 뒤 이듬해 3월 대표에 취임했고, 조 대표 역시 2020년 6월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된 뒤 2021년 3월 대표에 올랐다.
다만 유한양행 측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명시된 ‘주총 약 6개월 전’이라는 시점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확정 기한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주총 6개월 전에 최종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고 딱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현재는 최종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김열홍 R&D 총괄사장과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병만 부사장은 1986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영업기획과 약품사업 등을 거쳐 현재 경영관리를 맡고 있다. 유재천 부사장도 1994년 입사해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영업을 거치며 30년 넘게 회사에 몸담았다.
김열홍 사장은 고려대 의대 교수와 암연구소장을 지낸 뒤 2023년 유한양행에 합류한 외부 영입 인사다. 현재 R&D 부문을 총괄하고 있으며 2024년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유한양행의 현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는 조욱제 대표와 김 사장 두 명이다.
유한양행은 1969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1979년부터 1985년까지는 외부 영입 출신인 박춘거 전 대표가 회사를 이끌었지만, 이후 홍병규 전 대표부터 조욱제 현 대표까지는 내부 출신 인사들이 대표직을 맡았다.
이병만·유재천 부사장이 낙점될 경우 내부 인재를 키워 최고경영자로 올리는 기존 승계 흐름이 이어진다. 반면 김 사장이 대표에 오르면 박춘거 전 대표 이후 42년 만에 외부 영입 출신이 최고경영자를 맡게 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 이후 후속 신약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R&D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영 변화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이사회 규정에 따라 분기마다 한 차례 정기이사회를 개최한다. 통상 2월과 4월, 7월, 10월 열리는 정기이사회는 이달 28일 전후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기 대표 인선 관련 안건이 상정될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차기 대표 인선과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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