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2·3세 경영⑤] 본업도 신사업도 수익성 ‘빨간불’…대원제약, 차세대 경영 ‘진땀’

마이데일리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왼쪽), 백인영 대원제약 상무. /그래픽=이호빈 기자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대원제약의 차세대 경영을 맡은 사촌들이 나란히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백인환 사장이 이끄는 제약 본업은 주력 품목의 성장 둔화와 약가 인하에 직면했고, 백인영 상무가 맡은 건강기능식품·화장품 사업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두 사람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원제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054억원으로 처음 60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전년(282억원)보다 87.7% 급감했고, 당기순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 매출은 31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45.3% 감소했다. 외형만 불리고 실속은 챙기지 못하는 구조가 올해도 되풀이된 셈이다.

이에 대해 대원제약 측은 주력 품목의 판매 부진에 신약 연구개발 및 신규 건강기능식품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원제약은 창업주 고(故) 백부현 회장에 이어 장남 백승호 회장과 차남 백승열 부회장이 2세 형제경영 체제를 이끌어온 회사다. 2024년 백승호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그의 장남 백인환 사장이 대표에 오르면서 숙부인 백승열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백승호 회장은 현재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백승열 부회장의 장남 백인영 상무는 건강기능식품·화장품 계열사 경영을 맡고 있다.

지분에서는 여전히 기존 경영진의 영향력이 크다. 올해 6월 말 기준 백승열 부회장이 대원제약 지분 11.34%, 백승호 회장이 9.63%를 보유하고 있으며 백인환 사장은 5.80%, 백인영 상무는 2.92%를 갖고 있다. 경영 참여는 차세대로 확대됐지만 지분 승계까지 마무리된 단계는 아니다.

1984년생인 백인환 사장은 미국 브랜다이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삼정KPMG를 거쳐 2011년 대원제약에 입사했다. 전략기획과 해외사업, 마케팅 등 주요 부서를 거쳐 2023년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백 사장이 책임지는 제약 본업에서는 주력 품목의 성장 둔화가 부담이다. 대표 소염진통제인 ‘펠루비’ 제품군 매출은 2024년 554억원에서 지난해 517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20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둔화에 약가 인하까지 겹쳤다. 지난 5월 펠루비정의 약가는 180원에서 96원으로 47%, 펠루비서방정은 304원에서 234원으로 23% 낮아졌다. 기존 제네릭에 이어 올해 후발 제네릭까지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약가 인하가 올해 상반기 실적에는 5~6월 두 달만 반영됐다는 점에서 하반기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졌다. 하반기에는 낮아진 약가가 6개월 전체에 적용되는 만큼 판매량 확대 등을 통해 가격 하락에 따른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코대원 등 호흡기 품목 역시 질환 유행 정도에 따라 판매 변동성이 큰 편이다. 백 사장으로서는 주력 제품의 약가 인하와 제네릭 경쟁 심화에 대응하면서 기존 품목의 수익성을 방어하고 새로운 성장 품목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원제약 진천공장. /이호빈 기자

사촌인 백인영 상무가 맡은 비제약 사업은 적자 해소가 과제다. 1989년생인 백 상무는 2019년 대원제약에 입사해 건강기능식품과 신성장동력 사업 등을 담당했고, 2021년 대원헬스케어 인수 이후 통합(PMI)을 총괄했다. 2024년 상무로 승진한 뒤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대원헬스케어 대표를 맡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화장품 자회사 에스디생명공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두 계열사의 지난해 실적은 모두 적자였다. 대원헬스케어는 개별 기준 매출 361억원으로 전년(281억원)보다 80억원 늘었지만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연결 기준 매출이 345억원에서 301억원으로 44억원 줄었고 영업손실은 63억원에 달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부진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매출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169억원)보다 2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0억원에서 24억원으로 6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7.9%에서 -19.8%로 오히려 1.9%포인트 악화됐다. 손실 규모는 일부 축소됐으나 매출 대비 손실 비중은 더 커진 셈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자 올해 더마코스메틱 전문가인 김혜원 전 씨엠에스랩 상무를 화장품 사업총괄대표로 영입했다. 백 상무가 대표이사로서 회사 전체를 총괄하되 김 사업총괄대표에게 영업·마케팅·제품개발 등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맡겨 화장품 사업의 경쟁력 회복에 나선 것이다.

경영 전면에 나선 백인환 사장과 백인영 상무가 각자의 영역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원제약의 차세대 경영 역시 외형 확대만으로는 성과를 인정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의 이익 창출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신사업 적자까지 장기화하면 결국 연구개발 등 핵심 사업에 투입할 재원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사업 다각화가 본업의 경쟁력까지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되는 만큼, 신사업의 수익성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투자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제약 2·3세 경영⑤] 본업도 신사업도 수익성 ‘빨간불’…대원제약, 차세대 경영 ‘진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