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기업은행·산업은행·미래에셋증권이 왜 거기서 나와…‘암살자(들)’ 돈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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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장민영 IBK기업은행장,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다음 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영화와 제작사에 총 306억5000만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사실이 공개된 데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안전관리원 임직원의 단체 관람 비용을 지원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투자 시점 및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세 회사의 관여 방식은 다르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영화 및 제작사에 투자했고,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고객인 공공기관 임직원의 영화관 대관료를 지원했다. 장민영 행장과 박상진 회장은 오는 8일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할 예정이다. 여야가 증인 채택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회장의 채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국책은행 306.5억…영화 직접 투자는 24억

1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영화 ‘암살자(들)’에 기업은행이 20억원을 직접 투자했고, 산업은행은 펀드 출자를 통해 4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도 국책은행이 참여한 펀드 자금이 들어갔다. 기업은행 참여 펀드에서 142억5000만원, 산업은행 참여 펀드에서 140억원이 각각 투자됐다.

이에 따라 영화 직접 투자액 24억원과 제작사 투자액 282억5000만원을 합하면 국책은행 관련 자금은 306억5000만원 규모다. 다만 306억5000만원 전부가 영화에 직접 투자된 것은 아니다.

주 의원은 투자 규모뿐 아니라 투자 결정 과정과 시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주 의원은 산업은행 박상진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중앙대 법학과 82학번 동기로 대학 시절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한 사이이며,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취임 엿새 뒤 해당 영화에 대한 20억원 투자 집행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59.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주 의원은 국책은행의 투자 과정에 정부 개입이나 외압·청탁이 있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회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 등을 거론하며 “보은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국책은행들이 영화와 제작사에 투자한 경위와 이재명 정부의 개입 여부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며 “투자 과정에 외압이나 청탁이 있었는지 국정감사에서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 박상진·장민영 증인 확정…정무위 국감, 5대 금융 CEO ‘증인석’ 촉각>

◇ 미래에셋증권은 단체관람 지원…“통상적 마케팅”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와는 다른 경로로 ‘암살자(들)’ 논란에 이름을 올렸다.

LH와 국토안전관리원은 최근 경남 진주의 한 영화관에서 임직원 대상 단체관람 행사를 열었고, 영화관 대관료는 두 기관의 퇴직연금 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이 부담했다.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30일 미래에셋증권과 LH·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들을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금융상품 가입에 대한 보답으로 관람료를 지원했다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 '암살자(들)' 공식포스터. / 하이브미디어코프

미래에셋증권은 정치적 목적과 무관한 퇴직연금 고객 마케팅이라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암살자(들)’뿐만 아니라 올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짱구’와 ‘오디세이’ 등 영화 관람을 지원했다”며 “퇴직연금 사업자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및 고객관계관리(RM) 차원의 통상적인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뿐만 아니라 다른 증권사나 은행에서도 고객을 대상으로 영화나 스포츠 경기 관람 등을 지원하는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고객 행사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영화 선정 등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LH 역시 해당 행사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가입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공한 통상적인 가입자 복지·문화 서비스 차원의 행사라며 정치적 목적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로, 사건 배후를 둘러싼 영화의 설정을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의 투자와 금융회사의 단체관람 지원까지 알려지면서 영화 자체의 논란을 넘어 금융권 자금과 지원의 경위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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