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모녀, 신동국 회장 상대 ‘600억원 위약벌 소송’ 1심 패소

시사위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가 제기한 위약벌 청구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 한미약품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가 제기한 위약벌 청구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 한미약품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을 상대로 제기한 ‘600억원 위약벌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재판장 김석범 부장판사)는 1일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가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600억원의 위약벌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소송비용 역시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6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신 회장이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옛 쉐라톤팔래스호텔 부지를 활용한 시니어케어 사업에 16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1차 이사회에서는 서울성모병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전제로 사업 참여를 검토하는 ‘조건부 승인’ 결의가 이사 전원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2차 이사회에서는 서울성모병원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신 회장을 비롯해 다수가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 최종적으로 한미사이언스의 반포 시니어케어 투자는 부결됐다.

이에 한미약품그룹 모녀(송영숙·임주현)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5% 이상 보유 주주인 킬링턴유한회사(지분 9.81%)는 지난해 9월 신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송영숙·임주현·킬링턴 측은 신 회장의 반포 시니어케어 투자 반대 의견 표명이 ‘4자 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신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 추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 4자 협약에 위반된다는 원고(송영숙·임주현·킬링턴)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회장 측은 “처음부터 사실관계와 법리는 분명했다”며 “예상했던 결과”라는 입장이다. 신 회장 측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600억원 위약벌 소송이 제기된 배경과 의도를 함께 짚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 측 설명에 따르면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은 이해충돌의 소지가 다분한 사업으로 알려졌다.

/ 한양정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에 대해 이해충돌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한양정밀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은 폴캐피탈코리아가 투자를 주도했다. 문제는 폴캐피탈코리아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9.8%를 보유한 킬링턴의 핵심 출자자라는 점이다. 아울러 킬링턴의 업무집행자(GP)로서 운용 책임을 맡은 라데팡스 파트너스의 김남규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 회장 측은 이처럼 사업 투자 이해관계와 주주·이사 지위가 맞물리는 구조가 이해상충 소지가 있을수록 사업성에 대한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년 6월 투자 건 논의 당시 투자안에 대한 세부적인 경제성 평가(Due Diligence) 등의 절차가 충분하지 않은 경위를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절차적 하자 때문에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독립적인 경영판단으로 사업진행이 부결되었음에도 이번 소송을 제기한 송영숙·임주현·킬링턴 3자 측에서는 마치 신 회장을 사업 무산의 주된 책임자인 것처럼 인식시키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신 회장 측의 입장이다.

또한 신 회장 측은 무리한 소송임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그룹의 현 경영진이 신 회장을 견제하고 흠집 내려는 의도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업 불참 결정 이후 ‘최대주주의 변심’, ‘합의 번복’, ‘유망 사업의 기회 손실’이라는 취지의 비난들이 그동안 일방적으로 제기돼 왔다.

신 회장 측은 이번 판결이 이사회의 독립적인 경영판단이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정 주주나 투자자의 이해관계보다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우선하고,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사안일수록 이사의 충실의무와 독립적 판단이 엄격히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 측은 “사업 투자 이해관계를 가진 주주 측이 사업 무산 뒤 최대주주 개인에게 거액의 책임을 묻는 과정이 적절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킬링턴이 라데팡스를 매개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과 경영권 분쟁에 어느 수준까지 관여했는지도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안정과 구성원·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공개 대응을 자제해 왔다. 신 회장 측은 “사실관계와 법리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공방을 키울 이유가 없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체제가 더욱 확고히 자리 잡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한미약품 모녀, 신동국 회장 상대 ‘600억원 위약벌 소송’ 1심 패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