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지난 6월 멈춰 섰던 부산 영도 태종대 짚와이어가 오는 6일 재개장을 앞두고 지난 9월 30일 미디어데이로 첫선을 보였다. 정식 개장식은 김철훈 구청장의 취임 100일과 맞물려 열린다. 김 구청장이 이날 시설 확장 구상까지 내놓으면서 태종대의 체험관광이 원도심 영도의 지역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가 모인다.
새 운영사 ㈜삼진스틸이 주최한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김 구청장과 구 간부, 출입기자들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상부 정류장 4층 대기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김 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짚와이어를 “영도 관광 인프라의 첫 출발”이라고 불렀다. 그는 “체험 인프라로 유입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살려 영도를 더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드는 것이 민선 9기의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미디어아트 시설 활용과 주차 대책, 2단계 확장 계획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태종대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는 중리산에서 감지해변을 지나 태종대 옛 자유랜드 주차장 쪽으로 내려오는 짚와이어 시설이다. 2022년 5월 착공해 2023년 10월 문을 열었고, 총사업비 120억 5000만원이 들었다. 길이 653m의 와이어 4개 라인이 경사도 9.4%, 높이차 61.5m를 따라 바다 위로 이어진다. 4층 규모의 상부 정류장은 2~3층에 전망카페, 4층에 출발대를 갖췄다. 3층 규모의 하부 정류장은 도착지와 사무실로 쓰인다. 하부 정류장 바로 곁에는 영도등대와 신선바위로 이름난 태종대가 자리하고, 감지해변 자갈마당 조개구이촌과 중리 해녀촌도 가깝다. 태종대로 향하는 길목의 국립해양박물관까지 더하면 반나절 코스로 둘러보기에 충분하다.
◆ 사용료 두 배로 구 재정에 큰 보탬
시설은 전 운영사의 경영난으로 잠시 멈춰 섰지만, 시설의 수익성은 이미 확인됐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짚와이어와 카페가 비공식 집계로 24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며 “시설 자체만 놓고 보면 흑자 구조”라고 설명했다.
구는 전자입찰을 거쳐 사상구에 공장을 둔 ㈜삼진스틸을 새 운영사로 정했다. 삼진스틸이 써낸 사용료는 7억원으로, 종전 3억 9000여만원의 두 배에 가깝다. 시설의 가능성을 그만큼 높이 본 셈이다. 늘어난 사용료는 구 재정에도 든든한 보탬이 된다. 김 구청장은 “7억원이라는 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구 재정에는 매우 큰 힘이 되는 세외수입”이라며 “120억원이 들었지만 앞으로 10년간 그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매개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진스틸의 움직임은 발 빨랐다. 남포동에서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해 온 삼진스틸은 선정 40여일 만인 지난 9월 20일 상부 전망카페부터 먼저 문을 열었다. 김 구청장은 이 카페가 운영 중단 전 전국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손님이 몰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늘도 보니 손님이 많다”며 카페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구는 10월 6일 개장식에 지역 오피니언 리더와 구·시의원을 초청해 짚와이어 운행 재개를 알릴 예정이다.
◆ 장비 새로 갖추고 바다 위 첫 활강
재개장 준비의 초점은 안전에 맞춰졌다. 김 구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그간 의회에서도 안전성을 묻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이 문제를 먼저 꺼냈다. 그는 이런 우려를 감안해 재개장에 앞서 점검을 빠짐없이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영사에 “안전하게 잘 관리해 달라”고 당부하며 구도 곁에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전을 다지는 손길은 장비 하나하나까지 닿았다. 영도구 관계자는 새 운영사 선정 뒤 전문가 안전점검을 두 차례 받고 시범운영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탑승객의 속도를 줄여 주는 하부 도착지 브레이크 장치 ‘집스탑’은 아예 새것으로 바꿨다. 와이어 각도를 잡아 주는 장력 유압기도 꼼꼼히 손봤다. 그는 “와이어 강도 시험에서도 이상이 없었다”며 “이제 쾌적하게 탑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진스틸도 재개장 채비에 팔을 걷어붙였다. 박승배 대표이사는 안전 총책임자를 따로 두고 직원들이 수시로 직접 와이어를 타며 상태를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상부 건물의 누수를 잡고 안팎을 새로 칠했으며, 카페 장비도 모두 새로 들였다고 덧붙였다.
간담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안전교육을 받고 동의서를 쓴 뒤 4층 출발대에 섰다. 첫 주자는 짚와이어 조성 당시 실무를 맡았던 이상희 행정관리국장이 자청했다. 김 구청장은 “겁이 많아 두 번째로 타겠다”며 웃었다. 본지 기자도 차례를 기다려 와이어에 몸을 맡겼다. 출발대를 떠나자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내려가는 속도감이 짜릿했다. 평소 높은 곳을 두려워하는 편이지만 탑승 내내 무리 없이 체험을 마칠 수 있었다. 바다 위에서 태종대 해안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풍광은 오래 기억에 남을 만했다.
◆ 요금 낮추고 홍보·주차까지 챙겨
이제 남은 과제는 더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일이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홍보가 부족했고 요금도 부담이었다고 짚었다. 삼진스틸이 재개장에 맞춰 이용요금을 3만원에서 2만원으로 내린 이유다. 주민과 사회적 배려 대상을 위한 할인도 마련했다. 영도구민은 30% 할인된 1만 4000원, 국가유공자와 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는 20% 할인된 1만 6000원에 탈 수 있고, 이틀 안에 다시 타면 1만 3000원만 내면 된다. 나이 제한은 없지만 안전을 위해 체중 30~100㎏인 경우에만 탈 수 있으며, 음주자는 탑승할 수 없다.
홍보는 국내외 두 갈래로 펼친다. 먼저 공을 들이는 곳은 해외 시장이다. 최근 크루즈를 타고 입항한 대만·중국 관광객이 이곳을 많이 찾고 있어서다. 박 대표는 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 고객 유치 전문 여행사와 손잡고 연간 패키지·단체 코스에 테마파크를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 관광상품을 짜는 여행사 상품기획자(MD) 대상 프로모션과 해외 고객 SNS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관광객에게는 더 가까이 다가간다. SNS 추첨과 퀴즈 같은 이벤트를 상시로 열고, 체험학습 철마다 학교에 안내문을 보내 단체 방문객을 맞을 계획이다. 오픈마켓과 대기업·공공기관 복지몰에 이용권을 선보여 구매 창구도 넓힌다. 다른 관광시설과 손잡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부산관광공사와는 부산 비짓패스 입점과 다누비열차 영수증 할인 등을 협의하고 있다. 메가박스·부산KNN 등과의 영화·공연 영수증 제휴와 케이블카 등 다른 체험시설과의 상호 할인도 함께 추진한다.
방문객이 늘어날수록 주차 공간 확보가 중요해진다. 김 구청장은 “주차장 문제가 제일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상부 정류장 주변은 지형상 주차 면적을 넓히기 쉽지 않고, 인근 부지는 국방부 소유여서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하다. 그는 미디어데이 하루 전 교통 부서에 중리 관광도로 가운데 경사가 완만한 1개 차로를 임시주차장으로 쓸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상희 행정관리국장은 하부 정류장 쪽 태종대 주차장 부지를 함께 활용하고 셔틀버스로 상부까지 오를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구청장은 장기적으로 자갈마당 위쪽에 공식 주차장을 두는 방향을 제시했다.
◆ 중리산 아우른 해양레저 큰 그림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정리도 함께 이뤄진다. 짚와이어와 함께 조성했던 미디어아트 체험시설은 새로운 쓰임을 찾는다. 이 시설 역시 김 구청장이 제주 ‘빛의 벙커’에서 착안해 구상했다. 하지만 몰입형 미디어 전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소규모 시설로는 관람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졌고, 설비 노후로 수리비도 1억원 가까이 든다. 김 구청장은 “지금 규모로는 시민의 시선을 잡기 어렵다”며 운영을 중단하고 지역에 부족한 어린이 놀이 공간 등 주민에게 쓸모 있는 시설로 바꾸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짚와이어는 김 구청장이 민선 7기 재임 시절 전북 군산 선유도 짚라인에서 착안해 처음 구상한 사업이다. 당시 민자 투자 제안도 있었지만, 그는 첫 사업은 공공이 책임지고 추진하는 게 맞다고 보고 공공 재원으로 시작했다. 4년 만에 구정에 복귀한 그의 시선은 이미 다음 단계를 향해 있다. 기술 자문을 거쳐 선거 공약에도 담았던 2단계는 중리산 정상 부근 주차장에서 모노레일로 올라 2·3단계 짚와이어로 내려오는 동선이다. 내려온 지점은 이달 공사를 마치는 전망대 연결 다리를 거쳐 기존 1단계로 이어진다. 그는 “경남 하동처럼 4단계까지는 아니어도 3단계 정도를 완성하면 체험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원 마련을 위한 발걸음도 시작했다. 김 구청장은 최근 전재수 부산시장에게 구상을 전했고, 시 지원과 국비 확보가 여의치 않으면 공개 모집을 거쳐 민간투자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상부 정류장 앞바다에는 태풍을 막는 이안제가 놓여 있었다. 그는 잔잔해진 이 일대를 해양레저 체험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구상은 부산시가 다시 진행하고 있는 중리산 관광벨트 용역, 이미 선정된 해양수산부 어촌신활력증진(어촌뉴딜 3.0) 사업, 370억원 규모의 해양치유센터와도 맞물린다. 김 구청장은 “원도심 가까운 곳에 이런 거점이 필요하다”며 “부산의 미래를 봐도 영도가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힘줘 말했다.
관광벨트와 해양레저 구상이 긴 호흡의 과제라면, 짚와이어 재개장은 당장 지역에 온기를 불어넣을 첫걸음이다. 구의 장기 구상에 운영사의 발 빠른 정비와 국내외 홍보가 맞물리면서 출발선은 갖춰졌다. 바다 위를 가르는 체험과 전망카페, 태종대와 조개구이촌 같은 주변 볼거리·먹거리가 하나의 동선으로 묶이면 관광객의 발길이 지역 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크루즈 관광객의 방문과 구 세외수입 확대, 주민 할인 혜택까지 더해지면 짚와이어는 주민과 상인, 구 재정 모두에 보탬이 되는 시설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주차 공간 확충과 2단계 사업 재원 마련은 구와 시, 운영사가 머리를 맞대 풀어 갈 몫이다. 천혜의 태종대 경관 위로 다시 열리는 하늘길이 원도심 영도의 도약을 이끄는 마중물이 될지 지역의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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