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세대 토종 PC 제조업체 주연테크가 코스피시장 퇴출 벼랑 끝에 섰다. PC 보급 확대를 주도한 벤처기업의 대표주자가 상장 20주년에 시련을 맞은 모습이다. 마지막 동아줄이라 할 수 있는 법적 대응까지 나선 가운데, 극적인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상장 20주년에 찾아온 시련… 법원 판단 주목
주연테크는 1988년 설립된 1세대 토종 PC 제조업체다. 삼보컴퓨터, 세진컴퓨터, 현주컴퓨터 등 추억의 이름들과 함께 PC 보급 확대 등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이끈 주역이다. 가성비를 앞세워 ‘국민PC’로 불리기까지 했다.
이처럼 한때 벤처기업의 대표주자였던 주연테크지만 세월의 흐름과 그에 따른 시대변화는 피할 수 없었다. PC시장의 중심을 형성했던 데스크톱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고, 그 자리를 노트북과 모바일기기가 채우면서 입지가 위축된 것이다. 주연테크는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매출이 줄고 수익성도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0년대 중반엔 창업주의 품을 떠나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세 차례나 주인이 바뀌기까지 했다. 이때부터 현재까지 화평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다.
최근에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최근 10년간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16년과 2020년 두 번뿐이고, 그 규모 또한 초라했다. VR카페, 홈CCTV, 심지어 반려동물 관련 사업까지 진출하며 신사업을 모색했지만 이 역시 해법이 되진 못했다.
결국 주연테크는 올해 들어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의 퇴출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상장폐지 리스크가 대두된 것이다. 오랜 기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뚜렷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주연테크는 주가 및 시가총액도 저조한 수준에 그치고 있었고,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거듭 상향 조정되면서 ‘퇴출 경고등’이 켜지기에 이르렀다. 결국 주연테크는 지난 7월 21일을 기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이후에도 시가총액이 ‘생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지난 28일을 기해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주연테크는 주식병합을 실시하고, 최대주주인 화평홀딩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 지원에 나서는 등의 대응 움직임을 보였으며, 관리종목 지정 이후엔 신규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영권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폐지는 끝내 막지 못했다.
주연테크는 마지막 동아줄을 붙잡고 있는 상태다. 주연테크는 지난 7일 관리종목 지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으며, 이후 상장폐지가 결정되자 이 같은 결정의 효력과 및 정리매매 절차 진행을 막아달라고 신청취지를 변경했다. 주연테크의 상장폐지 여부는 법원의 판단에 의해 최종 결정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부실 상장사’ 퇴출 강화 조치 여파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뒤 법적대응에 나선 건 주연테크만이 아니다. 주연테크에 앞서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상장사들이 존재하는 만큼, 법원 판단의 향방은 머지않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 20주년이란 뜻깊은 시기에 코스피시장 퇴출 벼랑 끝에 선 주연테크가 당면한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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