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지각변동④] 한투·OKX 나란히 20%…코인원, 업비트·빗썸 양강 흔들까

마이데일리

[편집자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합종연횡 경쟁 구도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거래수수료와 점유율을 놓고 맞붙던 거래소들이 금융사·빅테크와 손잡고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마이데일리는 ‘가상자산 지각변동’ 시리즈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국내 금융·증권·IT 기업들의 치열한 M&A(인수합병) 및 협업 사례를 진단했다.

① 1위 독주에도 실적은 ‘주춤’…생존 위해 네이버와 ‘혈맹’ 택한 두나무

② 은행·증권·카드까지 줄섰다…두나무에 2조 꽂은 금융권

③ 후순위 ‘디지털X’ 베팅한 미래에셋 …‘150조’ 미션 성공할까

④ 한투·OKX 나란히 20%…코인원, 업비트·빗썸 양강 흔들까

⑤ 거래소마다 ‘큰손’ 붙는데…짝 없이 홀로 선 2위 빗썸

차명훈 코인원 대표.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이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거래소 OKX를 주요 주주로 끌어들이며 업비트·빗썸 양강 추격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의 리테일 고객 기반과 OKX의 글로벌 기술력을 앞세워 연내 상시 두 자릿수 점유율과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만명 달성을 노린다.

3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차명훈 대표와 컴투스홀딩스, 한국투자증권, OKX벤처스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4자 주주 체제를 구축하고 신규 주주사와의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지난 5월 각각 약 800억원을 투자해 코인원 지분 20%씩을 확보했다. 지분 재편 이후에도 창업자인 차 대표가 30.36%를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유지한다. 컴투스홀딩스가 24.54%,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가 각각 20%로 뒤를 잇는다.

코인원이 택한 방식은 경쟁 거래소와 차이가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고 디지털엑스가 미래에셋그룹에 사실상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것과 달리 코인원은 창업자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외부 사업자를 전략적 주주로 받아들였다.

차 대표의 경영권 유지도 이번 지분투자의 전제조건이었다. 급변하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받아들이더라도 일관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차 대표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구조를 택했다.

차 대표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앞두고 시장 주도권이 재편될 변곡점에서 전통 금융의 신뢰와 글로벌 기술·인프라가 결합된 연합이 필요했다”며 “가상자산 투자자 1300만명 시대의 흐름 속에서 단순 거래소를 넘어 STO와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블록체인 기반 종합 금융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한투는 ‘고객’·OKX는 ‘기술’…20%씩 들인 이유

새 주주들이 코인원에 가져오는 강점도 뚜렷하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리테일 고객 기반을, OKX에서는 글로벌 기술력을 끌어오는 구조다. 기존 주주인 컴투스홀딩스의 IT·콘텐츠 역량까지 더해 전통금융과 글로벌 가상자산 인프라를 한데 묶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투자증권과의 협력은 고객 접점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의 개인투자자층과 자사 핵심 고객군이 유사하다고 보고 양사 서비스를 연결해 이용자를 서로 유입시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코인원 앱에 한국투자증권의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연결되는 ‘주식투자 바로가기’를 도입했다. 코인원 이용자가 국내 주식 정보를 확인한 뒤 한국투자증권 WTS로 이동해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달에는 반대 방향의 통로도 열었다. 한국투자증권 앱에 코인원이 제공하는 ‘가상자산 시세조회’ 서비스를 추가했다. 지난 5월 지분투자 이후 넉 달 만에 코인원에서 한국투자증권으로, 한국투자증권에서 코인원으로 이어지는 양방향 고객 접점을 만든 셈이다.

OKX와는 거래 시스템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코인원은 전 세계 1억2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OKX의 매칭 엔진과 블록체인 지갑 등 글로벌 거래 인프라를 자사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양사는 지난달 기술 워크숍을 열고 노드 운영·장애 대응부터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자금세탁방지(AML), 시장감시, 커스터디·지갑 인프라까지 기술·운영 노하우를 공유했다.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는 급격한 시장 변동 상황에서도 거래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 안정성과 처리 역량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코인원 주요 주주 지분구조. /그래픽=정수미 기자

◇1600억 투자 받았지만…공고한 ‘업비트·빗썸’ 양강

새 주주와의 협업이 본격화됐지만 넘어야 할 벽은 높다. 국내 원화 가상자산 시장에서 업비트와 빗썸의 양강 구도가 여전히 공고해서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24시간 거래량 기준 국내 5대 원화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 64%, 빗썸 26.3%, 코인원 6.7%, 디지털엑스 2.9%, 고팍스 0.01%로 집계됐다. 업비트와 빗썸이 전체 거래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나머지 거래소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코인원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수료까지 내려놓았다. 지난달 26일부터 웹과 앱에서 무료 바우처를 발급받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모든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경쟁사인 디지털엑스가 전면 수수료 무료화를 시행한 지 이틀 만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수수료를 포기한 만큼 수익성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다. 코인원의 지난해 매출은 454억원으로 전년(441억원)보다 3.0%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6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이익도 27억원으로 전년(156억원)보다 82.9%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전액 수수료수익에서 나왔다. 거래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에서 수수료 무료 정책을 꺼내든 만큼 이용자와 거래량 확대가 향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 감소를 단순한 손실로 보지 않는다”며 “코인원의 미래 가치와 플랫폼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 투자’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넘어 STO·커스터디까지…목표는 ‘상시 점유율 10% 이상’

당장은 거래수수료를 대체할 뚜렷한 수익원이 없다. 국내 규제 환경상 개인 투자자의 현물거래 중개를 제외하면 거래소가 수익화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코인원은 향후 법제화를 전제로 한국투자증권과 OKX 등 주주사와 토큰증권(STO), 커스터디, 스테이블코인 연계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전통금융 역량과 OKX의 글로벌 블록체인 기술, 컴투스홀딩스의 IT·콘텐츠 역량을 활용해 거래수수료 중심의 사업구조를 ‘블록체인 기반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단편적인 순위보다는 코인원 자체의 내실과 체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며 “올해 안에 국내 원화 가상자산 시장에서 상시 두 자릿수 점유율과 MAU 100만명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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