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상반기 실적 호조를 보인 증권업계에 주주환원과 사회공헌 확대를 주문했다. 증권사들이 이익을 거두는 동안 증시 변동성 확대로 상당수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본 만큼, 투자자와 업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올해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돼 대부분 개인투자자에게는 어려운 시기였다”며 “증권업계는 상반기 당기순이익만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비약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는 계속 이익을 누리는데 정작 존립 기반인 투자자 상당수는 손실만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투자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증권산업은 그 미래를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증권사 이익 누리는데 투자자는 손실”…주주환원 주문
이 원장은 증권업계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증권업계에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노력이 일부 있었지만, 여전히 시장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것 같다”며 “일반 기업에 배당 등 주주환원 관련해 기준점을 제시해 기업가치 제고의 모범이 돼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현금배당성향은 미래에셋증권 11.1%, 키움증권 27.1%, 삼성증권 35.5%, NH투자증권 47.3%, 대신증권 51.0% 등 회사별 편차가 컸다.
이 원장은 증권업계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증권업계 성과는 투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정작 그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업계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의 사회공헌 실적은 은행 등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며 “커진 규모와 역할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달라”고 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사업비는 약 2조2000억원에 달했지만 국내 증권사는 잠정 기준 500억원에 그쳤다.
◇ 투자자 보호도 주문…“CEO 관심 따라 수준 차이”
이 원장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단순한 법규상 설명의무를 넘어 실질적인 투자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가 손실 가능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투자자 교육을 하길 바란다”며 성숙한 투자자 보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투자자의 눈높이와 다른 상품 설계, 허위·과장광고, 숨은 비용의 전가 등 신뢰를 저버리는 일부 행태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CEO의 관심과 자원배분 정도에 따라 투자자 보호 수준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게 됐다”며 CEO들의 각별한 관심을 주문했다.
금감원의 감독·검사 강화 방침도 밝혔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앞으로 감독·검사역량을 집중해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행태를 철저하게 따져 묻고,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용융자·유동성 관리도 당부
이 원장은 최근 금융투자협회 자율결의로 종목별 신용융자를 제한하고 자기자본 대비 한도를 강화한 데 대해서는 사의를 표했다. 결의 내용이 현장에서 제대로 준수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도 당부했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의 유동성 관리에도 주의를 요구했다.
이 원장은 “모험자본, 부동산 등 필요한 분야에는 충분한 자금이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균형 있게 살펴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EO들은 증권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주주환원과 사회공헌을 적극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 역시 CEO가 직접 챙기겠다고 다짐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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