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군은 북한군의 지뢰 매설 흔적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를 지난해 9월 발견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장병들이 그 일대를 향해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한 것도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해당 지역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그 과정에서 지뢰가 두 차례 폭발해 장병 3명이 다쳤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1차 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위험을 알고 시작한 작전이 어떻게 계획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 북한군 지뢰 가능성 제시… 실물 확인은 남아
합참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약 10m이자 북한군의 지뢰 매설 흔적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에서 약 10m 떨어진 곳이다. 부상 장병의 장구류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감정에서는 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다. 합참은 현장에서 철제 파편이 확인되지 않은 점과 폭발 흔적, 장병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아군 지뢰가 아닌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판단을 뒷받침할 현장 확인은 진행 중이다. 군은 두 차례 폭발 외에 사고 지점 인근에서 지뢰 1발을 더 봤다는 장병 진술을 확보했지만 발표 당시 그 물체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폭발한 지뢰의 잔해물도 추가 확인 대상이다. 합참은 최종 조사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되면 북한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는 현재 판단과 누가 언제 그 자리에 매설했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합참은 사고 이후 현장조사에 시간이 걸린 이유로 장병들의 안전을 들었다. 24~25일 조사팀 구성과 투입 시기 평가, 지휘·통신 점검을 진행하고 26일 유엔사와 기동로 확보 및 작전 환경 조사 등 예행연습을 거쳐 27일부터 현장조사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합참 작전부장은 사고 지역을 수십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수풀 지대로 설명하며 “위험성이 대단히 높은 지역”이라고 했다.
사고는 수색로 개척을 마치고 철수를 준비하던 중 발생했다. 합참에 따르면 공병 요원이 발을 내딛는 순간 첫 폭발이 일어났다. 부상자에게 다가가던 수색대대장도 약 1분 뒤 두 번째 폭발로 다쳤다. 군은 이후 현장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해 땅을 탐침하며 탈출로를 확보했다.
군은 지난해부터 인근의 지뢰 매설 가능성을 인지했다. 21일 작전은 기존 수색로를 벗어나 MDL 방향으로 새 길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합참은 공병 요원들이 앞에서 지뢰 탐지와 예초를 번갈아 하며 약 200m 전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차 발표에서는 신규 수색로의 경로를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 예상되는 지뢰 위험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위험이 커질 경우 어디서 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1차 발표에 관련 설명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작전계획에 문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뢰 매설 의심지역을 확인하려면 장병의 접근이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다만 사고 이후 현장조사를 위해 적용한 안전 기준을 상세히 밝힌 만큼, 사고 전 수색로 개척에 적용한 기준도 확인할 대목으로 남는다.
정치권은 조사 착수 시점과 북한에 대한 대응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북한군의 지뢰 매설이 확인되면 용납할 수 없다며 진상 규명 협조와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군의 대응이 늦었다고 비판하며 보디캠 영상과 국과수 감정 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9일 현안질의를 열 예정이다.
합참의 1차 발표는 폭발물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군이 지뢰 매설을 의심한 지역을 향해 새 수색로를 낸 경위와 당시 적용한 안전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방위가 군에 확인할 것은 사고 뒤 조사가 늦어진 이유만이 아니다. 사고 전 장병들을 그 길로 보낸 판단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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