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국토교통부가 전년도에 693억원어치의 녹색제품을 구매하고도 다음 해 구매목표를 9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춰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구매 규모는 비슷했지만 목표가 낮아지면서 달성률은 약 7900%까지 치솟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더불어민주당·충남아산갑)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산하 공공기관 등 29곳의 2022~2025년 녹색제품 구매이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19개 기관이 전년도 구매실적보다 다음 해 구매목표를 낮춰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 의원 측은 이 같은 방식이 실적 달성률을 과도하게 높여 보일 수 있다며 목표 설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국토교통부였다. 국토부는 2024년 녹색제품을 약 693억원어치 구매했지만 2025년 구매목표는 약 9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실제 구매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목표 자체가 크게 줄면서 달성률은 약 7900%를 기록했다. 목표액의 약 79배를 구매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산하기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국가철도공단은 2023년 약 238억원어치의 녹색제품을 구매했지만 2024년 목표는 약 84억원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구매실적 달성률은 273%를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도 전년도 약 309억원을 구매한 뒤 다음 해 목표를 약 241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후 달성률은 약 123%로 집계됐다.
복 의원 측은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배경으로 기관별 자체 목표 설정 구조를 지목했다.
현행 녹색제품 구매촉진 제도에 따라 공공기관은 녹색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고 구매실적을 관리한다. 정부도 매년 공공기관의 녹색제품 구매실적을 집계해 공표하고 있다.
그러나 평가 기준이 되는 구매목표는 기관별로 자체 설정할 수 있어 전년도 실적보다 목표를 낮게 잡으면 실제 구매액이 줄거나 비슷하더라도 높은 달성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게 복 의원 측의 주장이다.
공공기관 녹색제품 구매제도는 공공부문이 친환경 제품의 초기 수요를 만들어 시장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운영된다. 따라서 단순한 목표 달성률보다 실제 구매액과 구매 비중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 의원은 “산하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국토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전년도 실적보다 목표를 낮춰 숫자만 채우는 방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달성률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녹색제품을 구매했느냐”며 “국토부와 산하기관이 공공조달부터 녹색제품 구매를 실질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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