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유엔(UN) 총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세 가지 청사진을 제시했다. 남북 간 차이를 인정하고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평화 안착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미대화 재개는 물론 관련국들과 다자협의체 구상을 제시했다. 한반도 정세 변화를 위한 정부의 외교적 구상을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에서 이러한 구상을 밝혔다.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이다. ‘포용적 평화공존’은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을 모색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국제무대에서도 북측을 존중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정적 평화공존’을 위해선 기본적 소통 채널을 복원해 신뢰를 쌓아 나가겠다고 했다. 갈등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구상이 궁극적으론 세계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안정, 전쟁과 분쟁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 평화에 적극 동참한다는 평화 공존 방안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 안착’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지를 보이고 있는 북미대화 재개에 대해 정부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도 재차 강조했다.
◇ 북핵 ‘단계적 해법’ 강조
관련국들이 함께 문제를 논의하는 다자협력체 구상도 밝혔다. 한반도 평화 체제가 남북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이 필요성을 공감하고 논의해 온 핵심 과제라는 점을 근거로 들면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당사자 간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다자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매우 유용한 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구현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선 ‘단계적 접근법’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삼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축소 단계를 거친다면 궁극적으로 비핵화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공개된 AP 통신과 인터뷰에서도 “중단, 축소, 폐기의 단계적 접근은 북핵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안착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 노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하지만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단계적 접근을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구현하겠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을 사실상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이 대통령은 앞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과 대북 재제 완화를 맞교환하는 방안에 대해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대북 조공 보따리”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유엔총회 계기에 진행된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이 대통령은 이러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강조하고 유엔과의 적극 소통을 당부했다. 구테레쉬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제반 외교정책,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고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국과 미국이 각각 페이스메이커와 피스메이커로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는데 뜻을 모았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