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KT&G가 36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전량 소각한다. 지난 2월 예고한 ‘3000억원 이상 신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실제 집행하는 것으로, 최근 수년간 강화해 온 주주환원 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시장의 관심은 자사주 소각을 넘어 4분기 발표될 배당 강화 중심의 새로운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KT&G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약 3600억원을 투입해 207만주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행주식총수의 약 2%에 해당한다. 오는 23일부터 장내 매입을 시작해 취득이 끝나는 즉시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이미 시장에 제시한 계획을 실행에 옮긴 성격이 강하다. 다만 자사주를 매입한 뒤 보유하지 않고 곧바로 없앤다는 점에서는 주당가치 제고 효과가 보다 직접적이다.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 이익 규모가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주당순이익(EPS) 등 주당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9천억원대에서 1조원대로…수년째 커진 주주환원
KT&G의 주주환원 강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지난 4월 보유 중이던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했다. 이를 통해 2024년 11월 제시한 2024~2027년 중장기 주주환원계획의 자사주 소각 목표인 ‘2023년 기준 발행주식총수의 20%’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이번 207만주 소각은 여기에 추가되는 조치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친 환원 규모도 커졌다. 키움증권 지난달 집계에 따르면 KT&G의 주주환원 규모는 2021년 9240억원, 2022년 9380억원, 2023년 8930억원 수준에서 2024년 1조1350억원, 지난해 1조1870억원으로 확대됐다. 2024년 이후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1조원대를 넘어선 셈이다.
현금배당 역시 완만한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주당배당금(DPS)은 2021년 4800원에서 2022년 5000원, 2023년 5200원, 2024년 5400원, 지난해 6000원으로 높아졌다. 특히 올해 중간배당은 지난해 1400원보다 600원 늘어난 2000원으로 결정됐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환원 수단을 다변화해 온 것이다.
하나증권은 KT&G의 최근 주주환원 강도가 글로벌 담배업체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필립모리스(PM)와 재팬타바코(JT)의 올해 주주환원율이 대략 70~75%인 데 비해 KT&G는 최근 3년간 주주환원율이 100%를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비중이 비슷했다면 향후 정책에서는 현금배당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소각 다음은 ‘배당’…실적·현금흐름이 관건
주주환원 확대를 뒷받침하는 기반은 본업 실적이다. KT&G의 상반기 연결 매출은 3조40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790억원으로 22.6% 늘었다. 해외 궐련과 NGP(차세대 담배)를 중심으로 한 사업 성장세가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향후 환원 여력 측면에서는 투자비 감소도 주목된다. 키움증권은 KT&G의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 6400억원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25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지는 반면 EBITDA는 올해 1조8000억원대, 내년 1조9000억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은 늘고 투자 부담은 낮아지면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실적 리뷰에서 KT&G의 올해와 내년 예상 DPS를 기존 7000원, 7600원에서 각각 7600원, 86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해외 궐련과 NGP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 CAPEX 감소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을 배당 확대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번 36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은 KT&G 주주환원 정책의 종착점이라기보다 4분기 새 정책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미 자사주 소각 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황에서 앞으로 시장이 확인할 부분은 현금배당 확대 폭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속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측은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가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지분 확대로도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피털그룹은 KT&G 지분율을 8.22%까지 높였고 블랙록도 6.15%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는 기관투자가 유입 자체보다는 해외 담배·NGP의 이익 성장과 현금창출력이 실제 배당 확대와 추가 환원으로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KT&G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자본시장의 신뢰 및 주당 가치 제고를 위해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등 주주가치 증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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