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한소희 기자]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가 또다시 자극적인 연출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12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 말미에는 박서진 가족의 다음 이야기가 짧게 공개됐다.
예고편 속 박서진의 어머니는 평소보다 진한 화장을 하고 외출 준비에 나섰다. 이를 지켜본 동생 박효정은 "요즘 엄마가 이상하긴 하다"며 의문을 드러냈고, 박서진 역시 "설마 우리 엄마가 아니겠지"라며 수상한 기색을 감지했다.

결국 박서진과 박효정, 아버지는 어머니의 뒤를 따라나섰다. 이후 어머니가 낯선 남성과 함께 골프를 배우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등장했고,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는 듯한 장면도 담겼다.
이를 지켜보던 박효정은 "남편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말문 막혔다가 이럴 때 쓰는 거구나"라고 말했다. 급기야 박서진의 아버지가 현장에 나타나 아내를 향해 화를 내는 모습까지 이어지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예고편만 놓고 보면 가족들이 어머니의 외도를 의심하고 현장을 급습하는 듯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구성이다.
하지만 아직 본방송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박서진의 어머니와 함께 있던 남성의 정체나 두 사람의 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버지가 화를 낸 구체적인 이유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 불륜이나 외도와 관련된 상황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가족들의 의심부터 미행, 낯선 남성과의 만남, 남편의 분노까지 이른바 '불륜 서사'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연이어 배치한 예고 방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본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기 위해 실제 가족관계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살림남2'의 과한 연출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로그램은 스타와 가족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예능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동안 가족 간 갈등이나 사생활을 자극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2023년에는 전 야구선수 최경환의 미성년 자녀들이 샤워하는 모습을 방송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방송에는 아이들이 샤워하는 모습이 약 1분간 담겼다. 신체 일부를 그래픽으로 가렸지만, 미성년자의 사적인 모습을 굳이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방송해야 했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보호자인 부모와 당사자 모두의 동의를 받아 촬영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됐다.
홍성흔 가족의 에피소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미성년 아들과 친구들의 포경수술 과정이 예능 소재로 등장하면서 적절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관련 방송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 다수 접수됐고, 방심위는 어린이·청소년 출연자의 인권 보호와 관련한 조항 등을 적용해 ‘권고’를 의결했다.
최근 방송에서도 '살림남2' 특유의 작위적인 설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이어졌다.
12일 방송에서는 지상렬이 마이티마우스와의 협업을 위해 녹음실을 찾았고, 이 과정에서 경리가 갑작스럽게 등장해 피처링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듯한 구도가 만들어졌다. 두 사람 모두 녹음에 참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연출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박서진이 신승태, 안성훈, 재하와 러닝 크루를 만들고 직접 그린 캐리커처가 담긴 러닝 조끼를 선물하는 장면 역시 다른 관찰 예능에서 익숙하게 접했던 구성과 비슷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관찰 예능에서 출연자의 평범한 일상만으로 매회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갈등과 반전, 의혹 같은 장치가 더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실제 인물의 사생활이나 가족관계가 단순한 흥미 유발 수단으로 소비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불륜'은 일반적인 가족 간 다툼과는 무게가 다른 소재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이를 암시하는 장면만으로 당사자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추측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서진 가족은 그동안 '살림남2'의 주요 출연진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일상을 공개해왔다. 박서진과 동생 박효정의 티격태격하는 남매 관계를 비롯해 부모와 함께하는 가족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그런 만큼 이번 예고편 속 상황 역시 본방송에서는 예상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밝혀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박서진 어머니가 만난 남성의 정체와 골프를 배우게 된 이유, 아버지가 화를 낸 배경 역시 방송을 통해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오히려 실제 상황이 예고편에서 암시한 내용과 전혀 다르다면 논란의 초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방향의 추측을 의도적으로 끌어낸 ‘낚시성 예고’가 적절했느냐는 문제다.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출발한 '살림남2'는 2016년부터 이어지며 KBS의 장수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안정적인 화제성과 시청률을 확보한 프로그램인 만큼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힘을 갖췄다.
그럼에도 과거 미성년 출연자의 사생활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가족의 '불륜'을 연상시키는 예고편까지 등장했다.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기 위한 자극이 프로그램 본래의 취지를 앞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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