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광장 정치’에 대한 물음표가 이어지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앞세운 강경 장외 행보가 계속되자 당내에서는 정기국회 등 원내 현안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난 8일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도 불참하고 올림픽공원 집회로 향한 장 대표의 행보를 두고 광장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 광장에서 지지층 결집… 당내에선 외연 확장 요구
장동혁 대표는 지난 8일 오전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경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필수 업무 물품들을 반출하기 위해 핸드볼경기장 내부에 강제 진입한 날이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장 대표는 시위대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데, 하필 이럴 때를 골라 체육관에 진입해 물건을 반출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같은 시각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정점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 중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부동산·국방·재정 등 주요 국가 현안들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정치는 히틀러, 경제는 차베스, 임기는 푸틴”이라며 수위 높은 발언도 쏟아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맞대응이 이어지면서 본회의장이 소란에 휩싸이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이처럼 같은 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대여 공세의 전면에 섰지만, 당대표는 장외투쟁에 나서며 강성 지지층 결집에 힘을 실었다. 물론 이를 당 투톱의 역할 분담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당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기국회가 본격화되고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 등 굵직한 원내 일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당대표가 광장으로 향하는 것이 과연 당의 외연 확장과 국민적 공감대 확보에 도움이 되느냐는 의문이다.
장 대표의 거듭되는 광장행에는 장외투쟁을 통해 당원과 지지층을 결속하고, 대정부·대여 투쟁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당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기반이 약한 장 대표가 소위 ‘강성 우파’를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다지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장 대표는 광장 집회에서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직접 북을 치고 확성기를 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아스팔트 지지층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의 장외 행보가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로 확장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 강성 지지층을 비롯해 소위 ‘집토끼’를 잡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폭넓은 민심까지 잡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장 대표가 강조해온 ‘당원 중심’ 기조에 대해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의 연장선이다. 결국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지층을 넘어 당 밖의 민심에 시선을 둬야 한다는 주문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러한 인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장 대표의 당 운영 기조에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10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당원 중심 정당은 오히려 우리의 입지를 너무 협소하게 만든다”며 “국민 중심 정당, 포괄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광장의 분노나 음모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광장의 목소리를 제도권 안에서 정책과 대안으로 연결하는 것이 민심 확장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의 지적은 장 대표가 당장 장외투쟁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광장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당의 변화와 혁신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나아가 우선적으로 원내에서 대여투쟁력을 확보하고 광장의 목소리를 제도권 안에서의 구체적인 해법으로 풀어내야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이른바 ‘민심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제언이다.
결국 장 대표로서는 광장에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는 현재의 정치 방식과 외연확장을 해야 한다는 정치적 요구 사이에 놓여 있다. 특히 지금 시점에서는 정기국회가 본격화된 만큼 거대 정당의 대표로서 원내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당원 중심으로 다져온 기반을 어떻게 국민으로 확장할 것인지가 장 대표의 리더십을 가를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