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가맹점주단체 등록을 위한 최소 가입자 수 30명 기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소규모 가맹본부 소속 점주들의 등록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하한 완화 검토에 들어갔다.
11일 공정위에 따르면 주 위원장은 지난 9일 가맹점주 측에 이어 이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등 가맹본부 측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와 협의의무제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개정 가맹사업법은 오는 12월 31일부터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와 등록 단체에 대한 가맹본부의 성실한 협의 의무를 시행한다. 등록 요건을 갖춘 점주단체가 거래조건 변경 등을 놓고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게 된다.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같은 브랜드의 전체 가맹점주 가운데 10% 이상이 가입하면서 가입자도 30명 이상이어야 단체 등록이 가능하다. 가입 비율과 관계없이 1000명 이상이 참여한 단체도 등록할 수 있다. 즉 ‘점주 10% 이상이면서 최소 30명’ 또는 ‘1000명 이상’이 기준이다.
문제는 소규모 브랜드다. 가맹점이 100곳인 브랜드는 10%인 10명이 가입해도 최소 30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전체 점주의 30%가 가입해야 등록할 수 있는 것이다. 가맹점이 30곳에 미치지 못하는 브랜드는 모든 점주가 가입해도 단체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주 위원장은 “소규모 가맹본부 소속 점주에 대해 등록요건이 가중된다는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하한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완화 폭이나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양측 의견을 검토해 시행령과 관련 고시를 보완할 계획이다.
가맹점주 측은 최소 30명 기준이 소규모 브랜드 점주들의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점주 수가 적은 브랜드일수록 단체를 만들기 위해 더 높은 가입률을 확보해야 하고, 아예 등록이 불가능한 브랜드도 생긴다는 이유다.

반면 가맹본부 측은 가입률 10%가 지나치게 낮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브랜드 안에 대표성이 낮은 복수의 점주단체가 생길 수 있고, 각 단체가 같은 사안을 놓고 협의를 요청하면 본사의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등록 기준을 전체 점주의 30~4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0% 기준을 유지한다면 협의 창구를 하나로 정리하거나, 특정 단체와의 협의 결과를 전체 가맹점에 적용하기 전에 별도의 의견 수렴 절차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의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행 예고안은 광고·판촉 동의 사안이나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는 협의가 끝난 뒤 180일, 다른 주제는 60일이 지나면 재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동일 주제는 1년, 다른 주제는 기본 90일로 제한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부 대리인의 협의 참여 범위도 명확히 하거나 원칙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 과정에서 공급단가와 거래처, 신제품, 광고 전략 등 민감한 정보가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대리인의 협의 참여 범위도 명확히 하거나 원칙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전문가들은 최소 가입자 수를 몇 명으로 정할지 못지않게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세부 절차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10%와 30명 기준에 실제로 해당하는 프랜차이즈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등록요건의 숫자 자체보다 등록 단체가 전체 가맹점주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지, 미가입 점주의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의무제 도입 자체는 가맹본부와 점주가 대화를 시작하도록 하는 장치”라며 “제도의 방향은 찬성하지만 대표성 확인 절차와 복수 단체에 대한 대응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현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점주와 본사 양측의 주장을 모두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개정법의 취지를 충실히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정책이 수용되고 원활히 작동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현실적인 부작용과 대안도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3일부터 시행령 개정안과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 및 거래조건 변경 협의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입법·행정예고했다. 의견 제출 기한은 오는 14일까지다. 공정위는 의견 수렴을 마친 뒤 오는 12월 31일 제도 시행에 맞춰 관련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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