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는 재미 뒤 유해물질…무인 인형뽑기 경품 60% 안전기준 초과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일부 경품에서 안전기준을 크게 웃도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유명 캐릭터 제조사 이름이 붙어 있어도 정품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고, 일부 매장은 소화기조차 갖추지 않아 제품과 시설 전반의 안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무인 인형뽑기점 유통제품 20종과 업체 16곳을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4~7월 진행됐다.

시험 대상 제품 20종 가운데 12종(60%)에서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화학물질이 나왔다. 소비자원은 어린이도 이용하는 시설이라는 점을 고려해 해당 기준의 유해화학물질 안전요건을 준용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9종에서 기준치를 넘었다. 인형 얼굴과 손·발 등 14개 부위에서 초과 검출됐으며, 최대 검출량은 34.746%로 기준치인 0.1%의 약 347.5배에 달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물질이다.

납과 카드뮴도 각각 8종과 2종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납은 금속 고리와 연결 부위, 인형 신발 등에서 최대 242.5㎎/㎏ 검출됐다. 카드뮴은 금속 고리와 연결 부위에서 최대 93.2㎎/㎏ 나왔다.

제품을 고를 때 참고할 표시도 부족했다. 조사한 20종 모두 안전 인증마크와 사용 가능 연령 표시가 없었다.

유명 캐릭터 제품이라고 안심하기도 어려웠다. 조사 제품 중 절반인 10종은 제조사 표시가 없었고, 나머지 10종은 해당 캐릭터 브랜드를 소유한 제조사의 명칭을 표시했지만 모두 모조품으로 의심됐다.

소비자원이 정품과 비교한 결과, 제조사명이 표시된 10종 모두 모양과 색상 등에서 두 가지 이상의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4종에는 정품 확인용 식별 라벨이 없었다. 라벨이 부착된 6종도 공식 사이트에서 일련번호를 조회하자 오류 메시지가 발생해 정품임을 인증할 수 없었다.

모조품 의심 제품 10종 중 8종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 소비자원은 모조품이 별도의 안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통 과정에서 안전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장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조사 업체 16곳 중 4곳(25%)은 소화기를 비치하지 않았다. 전기설비와 인형류, 포장재 등이 밀집한 인형뽑기점 특성상 화재 초기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곳은 바닥 타일이 전반적으로 깨진 채 파편이 방치돼 있었고, 다른 한 곳은 이용자의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칼과 원예용 가위를 두고 있었다. 이용안전수칙을 게시하지 않은 곳도 3곳으로 확인됐다.

인형 배출구 구조에 대한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사 매장의 배출구는 모두 밖에서 안으로 밀어 열 수 있지만 안에서는 밖으로 열 수 없는 구조였다. 소비자원은 출입 경고문을 부착하거나 사람이 통과할 수 없도록 출구 크기 기준과 이중 출구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소비자원 측은 "조사 결과와 개선 권고 내용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공유하고 미흡 사항에 대한 현장 점검을 건의할 예정"이라며 "관계 부처에는 무인 인형뽑기점 유통제품과 시설의 안전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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