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최근 조규일 진주시장을 단장으로 한 '진주시 대표단'의 미국 조지아주 방문은 진주가 더 이상 내륙의 소도시가 아닌, 세계 무대를 지향하는 '글로벌 거점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각인시킨 행보였다.
우주항공산업의 메카인 마리에타(코브 카운티)와 문화 교류의 중심 애틀랜타, 그리고 친선 도시 콜럼버스를 잇는 이번 순방은 산업·문화·교육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네트워크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지금은 환호와 외교적 수사, 그리고 다양한 협약(LOI)의 이면을 냉정하게 들여다볼 시점이다. 진주시가 마주한 진정한 과제는 '협약 체결'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진주의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어떻게 체화하고 부족한 고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달려 있다.
◆ 우주항공산업의 내실화…'글로벌 공급망 편입'을 위한 기술적 고도화 시급
대표단이 방문한 사이언스코(Syensqo)와 록히드마틴이 자리 잡은 코브 카운티는 미국 방위·항공산업의 핵심 심장부다. 서부경남의 우주항공청 개청과 발맞추어 이뤄진 이번 방문은 지역 중소·벤처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진주 지역 중소기업들의 기술력과 인증 수준이 까다로운 글로벌 항공 스탠다드(AS9100 등)와 록히드마틴 같은 거대 자본의 요구 수준에 얼마나 도달해 있는지는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방문과 명분'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진주시가 주도해 지역 기업들의 국제 인증 획득을 지원하고 공동 R&D 역량을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기업 지원 패키지가 후속 조치로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 문화·관광 교류의 일회성 탈피…'진주실크등'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
애틀랜타 벨트라인 랜턴 퍼레이드와의 연계 추진과 '진주실크등'의 세계화 전략은 매우 고무적이다.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도심 한복판에 진주의 빛을 수놓는 것은 최고의 문화 외교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문화적 교류가 단발성 이벤트로 소모돼서는 안 된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현지 상권이나 관광 상품과의 지속적인 연계로 이어지거나, 진주 실크 산업의 실제 수출 증대로 연결되는 비즈니스 모델(B2B·B2C) 구축이 미비하다면 그야말로 '빛좋은 개살구'에 그칠 위험이 있다. 문화를 경제적 부가가치로 환원하는 정교한 생태계 설계가 요구되는 이유다.
◆ 청소년 국제교류의 그늘…'혜택의 보편성'과 사후 관리 체계 보완
머스코기 카운티 교육구와의 청소년 국제교류 의향서(LOI) 체결과 2027년 방문 추진은 미래세대의 시야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지자체 주도의 해외 교류 사업이 자칫 소수의 선발된 학생들만의 '특권'이나 일회성 견학으로 변질될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 교류의 성과가 진주 전체 청소년들의 교육적 자산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온라인 공동 수업, 로컬 문화 프로그램 연계 등 파급 효과를 넓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단발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홈스테이와 언어·문화 멘토링으로 이어지는 장기 로드맵이 필수적이다.
◆ 현란한 외교를 넘어, '실행력'으로 승부할 때
이번 조지아주 방문은 진주시에 분명 소중한 기회의 창을 열어주었다. 우주를 향한 산업적 비상과 남강의 불빛을 넘어선 실크등의 세계화, 그리고 미래세대를 잇는 교육 연대까지 방향성은 완벽에 가깝다.
이제 남은 것은 디테일이다. 진주시는 이번 순방의 성과가 일회성 보도자료로 흩어지지 않도록 민관 합동 전담 조직을 정비하고, 지적된 미비점을 보완해 지속가능한 실행 계획을 시민 앞에 투명하게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태평양 건너에서 지핀 교류의 불꽃이 진주 경제와 문화의 실질적인 도약이라는 거대한 화염으로 피어오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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