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빚을 많이 짊어진 채 집을 산 가구일수록 금리 상승에 따른 연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구는 한 사람의 부실이 가족 전체로 번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가구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고차입 주택취득가구는 금리가 1%포인트(p) 상승할 경우 12개월 후 연체율이 0.81%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차입 주택취득가구는 주택 구입으로 인해 소득 대비 은행에 상환해야 할 금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상위 10% 가구를 의미한다.
이들의 연체율 상승폭은 전체 주택보유가구의 평균 연체율 상승폭(0.56%p)이나 무리한 대출을 받지 않은 일반 주택취득가구(0.64%p)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가구원 간 '신용위험 전이' 현상이다.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에서 가구원 한 명이 연체에 빠졌을 때 12개월 이내에 다른 가구원이 추가로 연체할 확률은 8.8%로 분석됐다.
이는 기존 주택보유가구(4.6%)의 약 1.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 사람의 부실이 가족 전체의 신용위기로 빠르게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의 상당수는 통계상 소득이 높은 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의 약 71%가 소득 3분위 이상의 중·고소득층이었지만, 과도한 대출로 인해 금리 충격에 대한 취약성은 저소득층 가구(0.83%p)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겉보기에는 소득이 높지만 주택 구입 과정에서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 부담이 커진 셈이다.
과도한 빚 부담은 서민들의 소비 여력도 제약하고 있다. 한은 분석 결과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DSR)이 46%를 넘어서면 소비를 본격적으로 줄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기준 전체 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이 임계치(46%)를 초과해 '소비 제약'을 겪는 가구 비중은 11.1%로 추정됐다. 특히 저소득층에서는 해당 비중이 2021년 11.4%에서 지난해 14.5%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고차입 주택취득가구는 중·고소득층 비중이 높은 편임에도 주택취득 과정에서 부채를 크게 확대한 영향으로 금리 상승에 대한 연체 위험이 여타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컸다"며 "이들 가구의 부실 위험이 다른 부문으로 증폭되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가계부채 원리금상환부담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필요시 취약가구의 상환 부담 완화를 위한 선별적인 정책 지원도 검토하는 등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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