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순간적인 정적.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3)이 0-0이던 3회말 2사 1루서 KT 위즈 선발투수 배제성에게 볼카운트 2B1S서 4구 134km 포크볼을 잡아당겼다. 낮게 잘 떨어진 공을 잘 잡아당겼다. 실투가 아니었다.

김도영의 타구는 외야로 뻗어 나갔지만, 발사각이 높지 않았다. 그래도 워낙 힘이 좋아서 타구가 계속 비행했다. KT 좌익수 장진혁은 다이렉트 송구를 포기했고, 펜스플레이를 준비했다. 타구는 좌측 외야의 홈팀 불펜과 맞닿은 펜스를 직격했다.
이때 KIA 챔피언스필드에 모인 2만500명의 관중 반응이 묘했다. 보통 정타가 나오면 환호성이 터지기 마련이다. KIA 타자들의 그것이라면 두 말할 게 없다. 그런데 김도영의 이 타구에 의외로 환호성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오오오오”라는 소리가 더 많이 들렸다.
대신 KIA가 0-1로 뒤진 8회말 무사 1루서, KT 스기모토 고우키가 사실상 김도영을 피해갔다. 포수를 살짝 바깥쪽으로 빼놓고 투구했다. 그러자 관중은 일제히 스기모토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결국 KT의 이 선택은 8회말 KIA의 3득점 빌미를 제공했다. KIA의 역전 과정에 결국 김도영의 볼넷도 한 몫을 했다. 또 9회말 2사 3루 김도영 타석에서 실제로 자동고의사구가 나오자 다시 한번 KIA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그만큼 2만500명의 관중도 김도영의 최연소 40홈런에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다. KIA는 이날 시즌 30번째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통합우승한 2024시즌과 타이를 이뤘다. 김도영을 비롯한 주축 멤버 다수가 부상으로 빠진 2025시즌의 감소세를 1년만에 전환했다. 역시 김도영의 힘이다.
2만500명의 관중이 기대한 김도영의 홈런은 이날도 터지지 않았다. 김도영은 6일까지 홈런을 치면 이승엽을 넘어 시즌 최연소 40홈런의 주인공이 된다. 1999년 이후 27년만에 타이거즈 40홈런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김도영은 지난달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시즌 39호 홈런을 치고 이날까지 9일간 홈런을 치지 못했다. 물론 아홉수라고 보기엔 어폐가 있다. 실제 그 사이 우천취소가 4경기였고, 김도영은 겨우 4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했을 뿐이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김도영이 그래도 볼넷 등으로 자기 몫을 충실히 해낸다며 칭찬했다. 투수들은 확실히 김도영의 대기록 희생양이 되기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때로는 더 강한 공을 던지고, 때로는 승부를 피한다. KT 이강철 감독은 오로지 자신들의 승리만을 위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 고의사구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상대 팀들로선 당연하다.
결국 김도영은 김도영의 힘으로 대기록 사냥에 나선다. 본인은 관심 없는 대기록이지만, 사람들은 너무나도 관심이 많은 대기록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팬들이 기대한 홈런은 안 나왔지만, 김도영은 2루타 한 방을 터트리며 제 몫을 했다.

아, 그리고 김도영의 도전의 결과와 무관하게 이승엽은 정말 국민타자였다. 그리고 위대했다. 김도영이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이승엽은 얼마나 위대했는지, 요즘 젊은 야구 팬들은 감도 안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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