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매년 9월 첫째 주 전국 지자체가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하동군이 의전 중심의 틀을 깨고 군민의 일상과 문화에 녹아드는 차별화된 기획전을 개최했다.
하동군은 제31회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하동군여성단체협의회 주관 아래 지난 2일과 3일 이군민 650여명이 호응한 복합 문화형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모두의 성평등, 더 넓고 더 깊게'라는 기치 아래 열린 이번 행사는 거창한 구호 대신 영화 관람과 대중 강연, 생활 밀착형 복지 부스를 결합해 주민들이 스스로 체감하는 축제의 장으로 연출했다.
첫날인 2일 하동영화관에서 열린 '문화로 스며드는 양성평등'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연대감을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100여명의 군민이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에 맞서 평범한 시민들이 힘을 모은 실화 기반 영화 '시민덕희'를 함께 관람하고 일상에서 겪는 성별 고정관념과 배려의 가치를 직접 메모로 남기며 소통했다.
이어 3일 하동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본행사는 5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하동예술단의 품격 있는 식전 공연과 15명의 양성평등 유공자 표창 수여가 이어졌으며, 김민식 작가의 인생 설계 특강이 더해져 삶의 주체적 변화와 행복에 대한 공감대를 넓혔다.
여성가족부의 지역성평등지수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과 특·광역시는 보육 인프라와 경제활동 참여율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반면, 지방 군 단위 자치단체는 고령화와 가부장적 관습, 돌봄 및 상담 복지망 부족으로 인해 복합적인 격차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문화·복지 접근성이 취약해 성평등 정책이 관 주도의 일방적 홍보로 흐르기 쉬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하동군이 보여준 방식은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 로비에 하동군보건소, 가족센터, 젠더폭력피해상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필수 생활 안전망을 총망라한 복합 부스를 배치해 군민들에게 건강·안전·돌봄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추억 사진 촬영 등으로 문턱을 대폭 낮췄다.
지역사회복지학 연구위원은 "대다수 비수도권 군 단위 지역은 성평등을 다소 추상적이거나 자신과 무관한 도시형 이슈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하동군처럼 영화나 대중문화, 보건·가족 복지 플랫폼을 매개로 군민의 거부감을 낮추고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방식은 공동체 회복과 성평등 의식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는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하미연 하동군여성단체협의회장은 "양성평등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가정과 일터, 골목길에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며 일상 속 변화를 거듭 당부했다.
군민의 주체적 공감과 문화적 연대를 이끌어낸 하동군의 이번 실험은, 지역 특성에 걸맞은 맞춤형 성평등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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