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삼성생명·화재, 해외 M&A 정조준…보험사 ‘쩐의 전쟁’ 국경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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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투자은행(IB)업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영국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추가 지분 확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생성이미지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나란히 해외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보험업계의 성장 경쟁 무대가 해외로 넓어지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해외 보험·금융사를 새로운 이익원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영국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추가 지분 확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2019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캐노피우스 지분을 40%까지 늘렸다. 최근에는 나머지 지분 60%를 추가로 확보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캐노피우스는 영국 로이즈 시장을 기반으로 해상·에너지·항공·사이버 등 대형·특수 위험을 인수하는 글로벌 특수보험사다.

캐노피우스는 이미 삼성화재의 주요 이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가 캐노피우스에서 거둔 지분법이익은 1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지배주주 순이익 1조3723억원의 12%를 웃도는 규모다.

다만 상반기 지분법이익에는 삼성화재의 캐노피우스 지분율 확대 효과 684억원과 캐노피우스의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389억원이 포함됐다. 삼성화재는 지분 확대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캐노피우스에서 약 2000억원의 연간 지분법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잔여 지분 인수가 현실화하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재는 보유 지분 40%에 해당하는 이익을 지분법으로 반영하지만 추가 지분을 확보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 캐노피우스의 자산과 부채, 수익과 비용이 삼성화재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전경은 삼성화재 글로벌투자팀장은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캐노피우스는 지분법이익 확대 이외에도 양사 간 사업 협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전략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 잔여 지분 인수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도 해외 M&A를 중장기 성장전략의 한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과 태국 등 기존 해외 보험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아시아 신흥시장과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새로운 M&A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에서 보험·자산운용·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 등을 포함한 현지 금융사가 투자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8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지만 보험손익은 5331억원으로 35.9% 감소했다. 투자손익 등에 힘입어 전체 순이익은 늘었지만 보험 본업의 이익은 뒷걸음질쳤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투자 후보군을 검토하기 시작한 단계”라고 말했다.

◇DB·한화는 해외 M&A 효과 ‘실적으로’

DB손해보험은 지난 6월 약 2조3000억원을 들여 미국 특수보험사 포테그라 지분 100%를 인수했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보험사 인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포테그라는 지난해 약 22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회사다. 인수 시점이 6월 말이었던 만큼 상반기 DB손보 손익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올해 3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포테그라의 손익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3분기 실적은 해외 M&A의 첫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가 손해보험업계 2위권에서 치열한 이익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포테그라의 이익 기여도가 향후 순위 경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김동원 부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속도를 내면서 해외 사업 영역을 보험에서 은행·증권으로 넓혀왔다. 해외 사업은 이미 전체 이익에서도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해외 종속법인 순이익은 1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353억원보다 191.8% 증가했다. 전체 연결 순이익의 11.3%에 해당한다.

특히 베트남 등 기존 보험법인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벨로시티증권 등 최근 인수한 비보험 금융사의 기여도가 커졌다. 노부은행과 벨로시티증권의 상반기 순이익 기여분은 총 576억원으로 해외 종속법인 순이익의 절반을 넘어섰다. 해외 진출의 범위가 보험을 넘어 은행과 증권 등 종합금융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현지 법인을 설립해 장기간 영업망을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고객과 영업망, 이익 기반을 갖춘 해외 보험·금융사를 인수해 사업 기반을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인구구조 변화까지 겹치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계속해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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