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 올라탄 두산퓨얼셀,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 '정조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두산퓨얼셀(336260)이 미국 전력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두산(000150)의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를 공급하면서다.

두산퓨얼셀은 최근 하이엑시엄과 5014억원 규모의 PAFC(Phosphoric Acid Fuel Cell·인산형 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엑시엄이 미국 내 데이터센터향 연료전지 수주에 성공하면서 성사된 계약이다. 제품은 올해 하반기부터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 납품된다. 하이엑시엄은 이 물량을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 배경엔 미국의 '전력 병목' 현상이 자리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발전소·송배전망 증설 속도를 앞지르면서 전력 확보 자체가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송배전망 증설엔 통상 수년이 걸리지만, 데이터센터는 18개월 안팎이면 구축이 끝난다. 이 간극을 메우려 빅테크들이 눈을 돌린 곳이 '온사이트(On-Site) 전원' 방식이다. 

전력 수요처 바로 옆에 자체 발전설비를 두는 방식으로, 송배전 부담을 줄이면서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연료전지는 이 온사이트 전원의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두산퓨얼셀 연료전지는 높은 발전 효율과 24시간 연속 운전이 특징이다.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전력 신뢰성 △유지보수 편의성 △부하 대응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계약 후 1년 안팎이면 미국 현장 설치가 끝나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에 맞춘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모듈형 구조 덕에 수요 증가에 맞춰 단계적 증설도 할 수 있다.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흡수식 냉동기·히트펌프와 연계하면 데이터센터 냉각에도 쓸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데이터센터 전력의 상당 부분이 냉각에 소모되는 만큼, 발전과 냉각을 동시에 잡는 통합 솔루션은 PAFC만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향후 그린수소 인프라가 갖춰지면 설비 개조를 통해 수소 연료 모델로 전환도 가능해 탄소중립 대응력까지 갖췄다.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시스템의 글로벌 생산 거점인 익산공장을 기반으로 800㎿ 이상의 설치 실적을 쌓아왔다. 하이엑시엄을 비롯한 국내외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영업과 LTSA(장기 유지보수·서비스)까지 소화하고 있다. 

하이엑시엄은 연구개발(R&D)은 물론 북미·유럽 지역의 △영업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수행 △시운전 △LTSA 등을 맡아 두산퓨얼셀의 미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의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쌓인 게 아니다. 지난 2020년 세계 최초로 제정된 '수소법', 2022년 법 개정으로 근거가 마련돼 2023년 문을 연 수소발전 입찰시장(CHPS) 등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 정책이 성장 토대가 됐다. 

여기에 국내 협력사들과 기술 고도화·공급망 경쟁력을 함께 쌓아온 것도 주효했다. 현재 연간 약 275㎿ 규모의 생산능력(Capa)을 확보한 상태이며, 향후 수요 확대에 대비한 추가 증설도 검토 중이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전력 병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가전력(BTM) 솔루션으로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것이다"며 "이를 발판으로 신속한 공급과 단계적 확장성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가 갈수록 몸집을 키우는 만큼, 관건은 이번 수주를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북미 시장 안착으로 이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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