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폭 개각’ 노림수] ’진보 결집‘ 승부수

시사위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재정경재부와 국토교통부, 국방부 등 6개 부처에 대한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리는 상황에서 인적 쇄신을 통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범여권 인사들을 발탁함으로써 진보 진영 결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31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30일) 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재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홍지선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지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이소영 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김승원 민주당 의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명됐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한성숙 국무총리의 이동과 정성호 전 장관의 사의로 각각 공석이 된 중소벤처기업부와 법무부 장관 공석만 채우는 순차 개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정감사와 예산 정국을 앞둔 상황에서 부처 장관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란 이유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결국 ‘쇄신’을 선택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이한 국정 드라이브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 대통령이 변화를 선택한 것은 최근 지지율 하락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연일 하락세를 그리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선 40%대가 무너졌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지지율 변화가 단순히 중도층의 이탈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40·50대 지지율이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곧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지명하는 등 6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아랫줄 왼쪽부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청와대 제공)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지명하는 등 6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아랫줄 왼쪽부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청와대 제공) / 뉴시스

◇ 흔들리는 핵심 지지층… ’진보성 강화‘로 돌파구

이 대통령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다.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민주당 새 지도부와 만찬을 갖고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성평등부 장관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함께 대통령 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을 내정한 것도 결국 진보 진영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진보 정치권을 오히려 단합되게 묶어간 그런 개각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번 개각은 이재명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을 일신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며 “진보성을 강화하고 범여권 인사를 발탁해 일단은 무조건 지지층을 더 강고하게 결속시키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통해 떨어지는 지지율 추락도 막고 더 나아가 국정 운영의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인사를 통해 드러나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사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기 위해선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번 인사 면면을 두고 벌써부터 우려가 역력하다는 점이다. 현 정부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한 경제·국토 분야의 장관 후보자에 차관을 발탁함으로써 그간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은 대표적인 비판의 지점이다. 야권이 “국민이 요구하는 국정 쇄신을 전면 거부하기로 선언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용혜인 의원 등 일부 후보에 대한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인사가 오롯이 ‘실력’을 기준으로 결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더 빠르게 이끌어 내고 더 넓게 확산하기 위해서 오직 실력 중심의 인사를 내각 기준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여당은 국정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인사청문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야당의 음해성 공작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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