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 존이 강하면 상단, 하이존이 강하면 하단" 입 야구을 현실로, 제구 마스터는 가능하다…비결은 '골반' [MD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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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가 8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고영표가 8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고영표(KT 위즈)는 리그에서 가장 볼넷을 내주지 않는 투수다. 올 시즌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1.25개다. 라울 알칸타라(키움 히어로즈·1.11개), 류현진(한화 이글스, 1.18개)에 이은 3위.

통산 기록을 보면 더욱 놀랍다. 1.44개다. '국보' 선동열 전 감독(1.87개)을 제치고 1000이닝 이상 기준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구속이 빠른 선수가 아니다. 구석구석 투구가 필수다. 자연스럽게 볼넷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엄청난 억제력을 보이기에 더욱 놀랍다.

ABS 시대에도 승승장구다. 인간 심판이 잘 잡아주지 않았던 존 상단도 공평하게 잡아준다. 상단 투구가 필수 기술이 됐다. 잠수함 계열은 상단 공략이 쉽지 않다. 오버핸드 투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하이존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사이드암/언더핸드는 매커니즘상 허리, 무릎, 팔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크다. 고영표를 제외하면 사이드암 선발은 사실상 전멸했다.

고영표가 8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대구=김경현 기자

29일 취재진을 만난 고영표는 "첫 번째는 힘 있는 공을 던지는 게 우선이었다. 두 번째는 상단의 존을 다양한 구종으로 공략할 수 있게 제구력에 포커스를 맞췄다. 두 가지가 되다 보니 더 많은 레파토리로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고 비결을 전했다.

시즌 초까지만 하더라도 하이 존 투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5월을 기점으로 존 상단을 자유롭게 쓴다. 고영표는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할 때 피치 터널 시작점을 보고 칠지 말지 결정하지 않나. 제 하이 존 공은 (피치 터널) 존을 벗어나서 높게 온다. 그래서 배트가 안 나올 것이란 예상 하에 편하게 던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우 존이 강한 타자들은 상단에 던지고, 하이 존이 강한 타자는 로우에 던져서 공략한다"고 했다.

말은 쉽다. 실천은 어렵다. 단순 스트라이크 투구도 어려워하는 투수가 많다. 신기에 오른 커맨드(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능력)다. '입 야구'로 떠들 말을 현실로 만든 것.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br><br>KT 선발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br><br>KT 선발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br><br>KT 고영표가 8-3으로 승리한 뒤 이강철 감독과 환호하고 있다.

고영표는 "모든 존을 공략하는 타자는 리그에서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공을 (높은) 확률로 건드리는 타자인지, 낮은 공을 건드리는 타자인지에 따라서 저는 편해진다. (예를 들어) 저 타자는 하이 존 스윙을 안 할 타자니까 편하게 던진다. 심리적인 크니까 제구가 더 잘 되는 것 같다. 모든 존을 강하게 던져야 될 이유가 없어지는 거죠. 그렇게 이해도를 높이니까 마음이 편해지면서 커맨드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흔히 제구력이 좋은 투수에게 '손 감각'이 좋다는 말을 한다. 고영표는 "손 감각이 좋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허리와 골반이 야구의 눈이라 생각한다. 그게 훨씬 제구 잡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중심축이 이해가 되어야 포크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골반에서 연결되는 회전이 손으로 연결이 된다. 그 움직임이 좋으면 여러 가지 변화구도 잘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허리, 골반, 코어는 상체와 하체의 힘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투구에서 가장 중요한 상하체 '꼬임'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고영표는 꼬임, 회전 등을 이해해야 자신에게 어울리는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고영표는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기에 손목이 눕는다. 좋은 슬라이더를 던지려면 손목 각도를 세워야 한다. 그렇기에 슬라이더의 구위가 좋지 않고, 제구도 어렵다고 했다. 자신에게 맞는 구종을 갈고 닦았기에 면도날 제구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KT 위즈 고영표가 포효하고 있다./KT 위즈 제공

앞서 양준혁은 '공은 무릎으로 본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일 말이 생겼다. 제구는 골반으로 한다. 고영표가 '제구 마스터'가 된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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