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남 남해군이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이후 마주한 역설적 과제인 '면 지역 소비 인프라 공백'을 정면 돌파한다.

소득 지원으로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졌지만, 정작 생필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할 가게가 사라져 인근 읍내나 대도시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쇼핑 사막(Food Desert)' 현상을 지역 창업으로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남해군은 9월1일부터 23일까지 관내 9개 면 지역을 대상으로 '2026년 면 지역 마을가게 창업 지원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자본력이 취약한 예비 창업자와 2026년 1월 이후 문을 연 초기 창업자 등 총 10개소를 선발해 점포당 최대 300만원(공급가액의 70% 이내)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지원금은 노후 점포 인테리어 개선, 간판 교체 뿐만 아니라 고령층 편의를 위한 입식 테이블 및 진열대 확충, 키오스크·POS 등 무인·스마트 결제 시스템 구축에 집중 투입한다.
남해군 외 거주자라도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뒤 1개월 이내에 전입을 약정하면 참여할 수 있으며, 특히 면 지역주민의 실생활에 직결되는 세탁소, 미용실, 분식점, 소규모 식자재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과 '해당 면 거주민'을 우선 선발해 실효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번 남해군의 정책은 단순 소득 보전에 치우쳤던 기존 농어촌 지원정책의 구조적 맹점을 짚었다는 점에서 타 지자체와 뚜렷한 차별성이 보인다.
현재 전국 다수 농어촌 지자체가 청년배당, 농민수당, 고향사랑기부제 연계 포인트 등 다양한 형태의 기본소득성 현금·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 신안군, 충남 청양군 등 선제적으로 수당 정책을 도입한 지역들조차 면 단위 기초 상권 붕괴로 인해 지원금이 고스란히 관외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로 유출되는 한계를 겪어왔다.
돈을 줘도 쓸 곳이 없어 소비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비 역외 유출'이 지역경제 선순환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남해군은 바로 이 지점에서 '수요 진작'과 '공급망 재건'을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정책 실험에 돌입했다. 기본소득이 만든 구매력이 면 지역 내 마을가게의 매출로 이어지고, 다시 이 가게들이 주민 일자리와 생활 편의를 지탱하는 자생적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역개발 및 경제 전문가들은 남해군의 이번 시도를 두고 농어촌 지역소멸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도시·지역재생 전문가는 "농어촌 소멸의 본질은 단순히 소득 부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병원·가게·식당 등 최소한의 생활 서비스 인프라가 붕괴하면서 정주 매력도가 떨어지는 악순환에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남해군의 마을가게 지원은 지원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기본소득의 낙수효과를 지역 내부에 가두고 회전시키는 '경제 댐'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POS나 키오스크 같은 디지털 장비와 인테리어 개선은 고령화된 농촌 점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석근 남해군 경제과장은 "기본소득으로 면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비 여력이 늘었음에도 정작 가까운 곳에 마땅한 편의시설이 부족해 불편이 컸던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원 희망자는 9월23일까지 남해군청 경제과 지역경제팀을 직접 방문해 신청할 수 있으며, 군은 1차 서류 적격 검토와 2차 선정평가위원회의 사업성 심사를 거쳐 10월 초 최종 지원 대상 10개소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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