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자신의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피감독자간음)로 재판에 넘겨진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63)가 오는 11월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26일 열린 남씨의 피감독자간음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11월 27일과 30일 이틀간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 관계를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남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남씨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남씨 변호인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실질적인 보호·감독 관계가 존재했는지가 주된 쟁점"이라며 "뮤지컬 업계의 특성과 영향력 여부에 대해 배심원의 객관적인 상식과 사회통념에 따른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고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피해자 측 변호인은 2차 피해 및 사생활 노출 우려를 들며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 못지않게 성폭력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의사도 존중돼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이 피해자를 완벽히 보호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나, 피고인의 일생이 걸린 중대한 결정이라는 점을 고려해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 진행 일정에 따라 첫날인 11월 27일에는 인정신문과 검찰의 모두진술, CCTV 영상 및 녹음 파일 등 서증조사와 피고인 측 신청 증인 5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된다. 둘째 날인 30일에는 피해자 증인신문, 피고인신문, 검찰 구형과 최종변론을 거쳐 배심원 평결 및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특히 재판부는 "배심원을 상대로 하는 재판인 만큼 설득 과정에서 양측에 폭넓은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며 "상대방에 대한 모욕이나 비난, 위협 수준이 아니라면 극단적으로 전공을 살려 뮤지컬 형식으로 변론하더라도 충분히 허용할 방침이며 이는 피해자 측도 마찬가지"라고 이례적인 방침을 덧붙였다.
남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모처에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위력을 이용해 제자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과정에서 남씨 측이 형사조정 절차를 신청해 합의를 시도했으나 피해자 측의 완강한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홍익대학교는 지난 3월 공연예술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남씨를 직위 해제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