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하영의 논란과 크리에이터 박위의 아내인 가수 송지은을 향한 악플을 '연좌제'라는 단어 하나로 퉁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하영이 증조부의 일제강점기 친일 단체 활동 이력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박위의 '사회복무요원 저격 영상' 파문은 엉뚱하게도 그의 아내인 송지은을 향한 무차별 악플 테러로 번졌다. 사건 직후 어김없이 "후손이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현대판 연좌제이자 부당한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연좌제가 없는 현대사회에서 가족 구성원의 과오를 다른 이에게 전가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두 사건을 들여다보면, 대중이 분노하는 지점은 완전히 다른 궤에 놓여 있다.
참여조차 없었던 송지은… 무분별한 '배우자 털기'는 명백한 폭력
박위의 KTX 낙상 사고 CCTV 공개 논란은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의 과도한 공론화 권력 남용이 낳은 참사였다. 도움을 주려던 사회복무요원의 실수를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과 없이 박제해 대중의 심판대에 올렸고, 이에 실망한 구독자들의 대거 이탈과 예정된 강연 취소로 이어졌다.
문제는 비판의 불길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내 송지은에게로 옮겨붙었다는 점이다. 송지은의 SNS 게시물에는 남편의 대응을 빌미로 인신공격성 악플이 쏟아졌고, 결국 송지은과 박위 부부는 나란히 댓글 창을 닫아걸었다.
송지은은 문제의 KTX' 영상 기획·촬영·편집·업로드 등 그 어떤 의사결정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단지 ‘박위의 아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중의 분노를 배설하는 감정 쓰레기통이 된 셈이다. 이는 법적·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제3자에게 가해지는 전형적인 '화풀이식 마녀사냥'이다.
'셀프 브랜딩'이 부른 부메랑…하영을 향한 비판은 연좌제가 아니다
반면 배우 하영의 사태는 결이 다르다. 하영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스로 "증조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양의학을 배워와 한국에서 처음 개원하고 고종을 진료한 분"이라며 ‘4대째 의사 가문’이라는 집안 배경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누군가 억지로 그의 가계도를 파헤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연예계 활동의 차별화된 무기로 ‘금수저 의료 명문가’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증조부 안상호가 대표적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자신이 행하지 않은 선대의 업적으로 우월한 이미지와 프리미엄을 챙겼다면, 그 뿌리에 도사린 치명적인 오점과 역사적 과오에 대한 대중의 실망과 검증 역시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하영 사태의 후폭풍은 차기작으로까지 번졌다. 주연을 맡은 SBS 새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는 촬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배우 교체도, 편성 강행도 어려운 진퇴양난에 빠졌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시즌2' 제작진에게까지 막대한 리스크를 떠안겼다.
송지은을 향한 무분별한 악플은 멈춰야 마땅한 '억울한 피해'다. 하지만 하영을 향한 대중의 서늘한 시선은 스스로 자처한 '브랜딩의 대가'다. 이것이 두 이슈를 '연좌제'라는 단어 하나로 퉁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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