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제주에서 사흘간 실종자 시신 4구가 잇따라 발견된 가운데,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 처리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경찰에 수사 권한이 집중된 상황에서 벌어진 ‘예고된 부실 수사’라고 규정하며, 검찰개혁을 강행하는 정부·여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정점식 “사법 파괴 책동 중단해야”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제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철저히 수사하고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며 “경찰을 믿을 수 있는지 국민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의 배경은 최근 제주에서 실종자들의 시신이 연이어 발견된 데 있다. 지난 22일에는 60대 남성이 실종 신고 51일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됐고, 24일에는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의 담당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단독으로 허위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해당 경찰관이 지난 1년간 종결 처리한 사건이 298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사건에서도 이와 유사한 부실 수사 혹은 허위 종결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러한 논란이 단순히 개별 경찰관의 일탈을 넘어, 경찰 조직 전반의 기강 해이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 광산경찰서의 이른바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및 증거 은폐 논란과 서울 강남경찰서의 사건 무마 및 수사 정보 제공 청탁 의혹 등을 언급하며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그 책임을 정부와 여당으로 돌렸다. 정부·여당이 강행한 검찰청 폐지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 수사를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가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그는 “오는 10월 검찰청이 사라지고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되면 사건 암장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경찰이 마음대로 사건을 암장하는 사회로 타락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비롯한 사법 파괴 책동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는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준비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로도 이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중수청의 지원자가 정원 2,874명 가운데 2,376명에 그쳐 충원율이 82.7%에 머물렀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실제 수사를 담당할 검사 등 세부 인력 현황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수사기관 개편을 앞두고 준비가 미흡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맡길 수 있느냐’는 수사기관으로서의 본질적 역할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경찰이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하거나 은폐할 경우, 이를 바로잡을 견제 장치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결국 경찰을 실효성 있게 견제할 장치를 어떻게 마련하고, 이를 국민이 얼마나 신뢰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향후 검찰 개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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