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통상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사는 선재 가공업체와만 소통합니다. 이번에는 제강사까지 세 주체가 한자리에 모여 기술을 교류하고 개발 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판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시몬스 팩토리움. 김동현 시몬스 생산담당 이사는 포스코·고려제강과 체결한 3자 업무협약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완성된 소재를 공급받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매트리스의 핵심인 스프링을 원재료 단계부터 함께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시몬스는 지난 1월 포스코·고려제강(002240)과 업무협약을 맺고 매트리스 핵심 소재의 공동개발과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협력 사실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트리스 스프링이 만들어지기까지는 크게 세 주체가 필요하다. 철의 모재를 생산하는 제강사, 이를 가는 철사 형태로 뽑아내는 신선사, 선재를 받아 스프링과 매트리스로 완성하는 제조사다. 통상 제조사는 신선사와만 소통하면 되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제강사인 포스코, 신선사인 고려제강, 완제품 제조사인 시몬스가 직접 기술을 교류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포스코와 시몬스가 매트리스에 최적화된 바나듐 특수합금강 기반 스프링 선재를 공동 연구하면 고려제강이 특수 선재 가공 기술로 이를 정밀 생산한다. 이후 시몬스가 숙면공학 노하우를 접목해 바나듐 포켓스프링 매트리스를 완성한다.
이번 협력의 목표는 △바나듐 소재의 수급 안정화 △품질관리 안정화 △신소재·신기술 개발을 위한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 등 세 가지다. 세 회사는 기존 바나듐 포켓스프링의 안정적인 생산과 품질관리에 집중하는 동시에 향후 어떤 소재와 기술을 추가로 개발할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시몬스는 2024년 7월 바나듐 포켓스프링을 선보인 뒤 약 2년간 실제 생산과 제품 취급 과정에서 수급과 품질관리를 보다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협약 체결 전후로 제품 자체가 극적으로 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이사는 "기존 제품의 품질이 떨어졌거나 협약 이후 갑자기 개선됐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며 "일정한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향후 더 나은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세 회사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독자적인 공급망 생태계를 확보한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시몬스가 이날 'WHY SIMMONS? WHY PREMIUM?'을 주제로 미디어 투어를 마련한 것도 프리미엄의 기준을 소재부터 고객 관리까지 전 과정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브랜드가 늘어난 상황에서 특정 소재나 기능 하나가 아닌 전체 운영 체계로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종성 시몬스 생산·물류전략부문 부사장은 "특정 소재나 한 가지 기술만으로 프리미엄을 설명할 수는 없다"며 "소재 선정과 검증, 연구개발, 생산과 품질관리, 배송, 이후 고객 케어까지 모든 과정이 동일한 기준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프리미엄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시몬스는 이를 '시몬스 스탠다드 5'로 정리했다. △새로운 기준을 선도하는 바나듐 포켓스프링 △고품질 유지의 핵심인 양심적인 품질관리 △작업자와 소비자가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청결한 생산환경 △배송 혁신을 이끄는 자체 직배송 시스템 △구매와 설치 이후에도 이어지는 빈틈없는 고객 케어 등이다.
첫 번째 기준인 바나듐 포켓스프링은 소재뿐 아니라 구조에도 차별화를 뒀다. 스프링 중간 부분이 넓고 상·하단이 좁아지는 항아리 형태로 설계해 압력을 받을 때 인접한 스프링과의 마찰과 간섭을 줄였다. 시몬스는 오리지널·S·I·더블·어드밴스드 등 5가지 포켓스프링에 신체 구조와 무게중심을 고려한 조닝 시스템, 50여종의 내장재를 조합하는 레이어링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품질관리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내장재와 공정까지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과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표지인증, 난연 매트리스, UL 그린가드 골드 인증,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인증 등 '국민 매트리스 5대 안전 키워드'를 제시했다. 모든 인증을 일회성 취득에 그치지 않고 매년 갱신하며 기준 충족 여부를 반복 확인한다는 설명이다.
2007년 개관한 수면연구 R&D센터에서는 소재와 스프링 구조, 안전성, 품질 등 매트리스 전반을 시험한다. 시몬스는 지난해 경상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21% 증가한 15억1000만원을 투입했다.

생산 단계에서는 자동화보다 품질을 우선했다. 팩토리움은 하루 1000개 이상의 매트리스를 생산할 수 있지만 실제 생산량은 600~700개 수준으로 관리한다. 시몬스가 생산하는 모델은 30여개, 호텔용 제품까지 포함하면 40개가 넘는다. 제품마다 원단과 내장재, 디자인이 달라 작업자의 경험과 판단이 필요한 공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기계로 찍어내듯 생산할 수 있는 품질도 있지만 사람이 직접 손을 대야만 완성되는 품질 공정도 분명히 있다"며 "모든 공정의 자동화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숙련 작업자가 소재를 직접 만지고 마감 상태를 판단해야 하는 영역은 남겨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관된 생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공장을 멈추기도 한다. 시몬스는 지난 7월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설비 점검과 유지보수, 생산동 청소를 진행했다. 생산동은 9m 높이의 층고와 공조 시스템을 갖췄고 자재창고·생산동·물류동을 분리해 교차 오염 가능성을 줄였다.
제품이 공장을 떠난 뒤에도 사람의 역할은 이어진다. 김용식 시몬스 물류담당 이사는 "AI와 자동화가 배송 경로를 최적화하고 물류센터의 작업을 바꾸고 있지만 고객의 집에서는 사람의 판단과 세심함이 여전히 필요한 영역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시몬스는 제품 보관과 출고, 운송, 설치까지 본사가 관리하는 자체 직배송 시스템을 운영한다. 2023년부터 전국에서 평일 기준 72시간 내 배송을 시행하고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날짜를 정하는 지정일 배송과 맞벌이 부부·1인 가구를 위한 매주 수요일 저녁 배송도 제공한다.
현장에서는 최소 2인 1조의 전담팀이 제품을 설치한다. 배송 매니저는 손소독제와 방역 스프레이, 일회용 덧신을 지참하고 차량에는 여분의 유니폼도 비치한다. 땀이나 이물질이 묻으면 다음 고객을 만나기 전에 갈아입기 위해서다. 제품을 빠르게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벽과 바닥, 주변 공간을 살피며 설치를 마무리하는 것까지 배송 품질에 포함했다.
마지막 기준은 고객 케어다. 시몬스 커스터머 케어 센터는 상담 인력을 전원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고 제품과 품질보증, 애프터서비스 정책을 교육한다. 상담 과정에서 확인된 고객 불편과 요구는 품질·생산·물류·영업 등 관련 부서로 전달해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반영한다.
전화와 온라인을 연결한 옴니채널 시스템과 24시간 챗봇도 운영한다. 다만 디지털 기술은 상담 인력을 대체하기보다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복잡한 문제나 고객의 감정을 살펴야 하는 상담은 숙련된 직원이 직접 맡는다.
시몬스는 2025년 침대업계 최초로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콜센터품질지수 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티몬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당시에는 약 14억원의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도 고객이 구매한 제품을 예정대로 배송했다. 회사 측은 단기 손실보다 고객과의 약속을 우선한 고객 케어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품질은 양심이라는 원칙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책임감 있는 기준이 작동해야 한다"며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으로 동일한 품질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침대업계 1위를 묻는 질문에도 매출 경쟁보다 품질을 앞세웠다. 이 부사장은 "회사마다 매출 산정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며 "좋은 매트리스를 만드는 데 집중해 제품 품질과 서비스에서 탁월한 1등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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