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강 ‘오픈워터 수영’ 제도적 공백 메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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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달 초 서울 한강에서 한 남성이 수영을 하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 남성은 잠실대교 남단 인근에서 수영을 하던 중 수문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강에서 수영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불법인 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됐다. 결론부터 짚어보자면 상수원보호구역인 잠실대교 상류 지역을 제외한 한강에서 수영을 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 기구를 이용한 수상레저의 경우 관련 법에 따라 관리 주체와 절차, 금지 사항 등이 정해져 있지만 수영의 경우 그렇지 않다. 최소한의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유람선이 오가는 곳에서 수영을 해도, 한밤 중에 수영을 해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문외한인 이들에게는 강폭이 1km에 이르는 한강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이에 대해 어떠한 제재 또는 관리 규정이 없는 것도 뜻밖일 것이다.

한강에서 소위 ‘오픈워터 수영’을 하는 이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오픈워터 수영’이란 실내·실외 수영장이 아닌 바다나 강, 호수 등 자연 수역에서 하는 장거리 수영을 의미한다. 수영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한강에서의 ‘오픈워터 수영’에 대한 정보와 후기를 공유하는 게시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강 ‘오픈워터 수영’ 강습도 상당수 존재한다.

한강에선 수영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오랜 기간 개최돼왔고,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철인 3종 경기’ 애호가로 알려진 오세훈 서울시장도 한강을 무대로 개최된 대회에 직접 참가한 적이 있고, 지난해에는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홍보 차 수영으로 한강을 건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뚝섬한강공원 내엔 한강에서 ‘생존수영’을 배울 수 있는 안심생존수영교육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긴 했지만, 한강에서의 수영은 대체로 일정 수준의 안전 대비 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영대회는 말할 것도 없고, 전문가 지도 아래 이뤄지는 강습도 안전교육과 장비를 철저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호회나 개인 차원의 수영 역시 부이 등 안전장비를 갖추는 것이 기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는 관리 주체와 규정에 공백이 있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안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사항들을 지키지 않아도 이를 제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강은 한강버스와 유람선 등 많은 배가 오가고, 수상레저 활동도 이뤄진다. 강폭이 넓을 뿐 아니라 수심이 제각각이고, 물살이 빠른 곳도 있다. 한강에서의 수영이 위험한 활동인 건 분명하다. 제아무리 ‘수영 고수’라 해도 언제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한강에서의 ‘오픈워터 수영’을 전면 금지 시켜야 한다는 건 아니다. 충분한 안전수칙이 세워지고, 철저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도 한강에서의 ‘오픈워터 수영’은 비교적 위험 요소가 덜한 특정 지역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수영대회가 열리는 곳도 이 지역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권고’ 수준일 뿐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영을 하는 걸 막을 순 없다.

기왕에 한강의 또 다른 활용법을 적극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한강은 ‘강수욕’ 명소였다. 한강종합개발을 거치면서 ‘옛 추억’이 됐지만 말이다. 예전과 같은 강수욕까진 어렵더라도 시민들이 한강에서 보다 안전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건 어떨까. 필요한 안전 설비를 마련하고, 안전요원을 두는 등 적절한 관리하에 한강 수영이 이뤄지도록 하는 거다. 난이도나 실력에 따라 구역을 나누고, 아이들 등을 대상으로 하는 생존수역 교육을 확대하는 등 한강 수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마침 한강은 최근 수질도 아주 깨끗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수영하는 한강’은 시민들에게 한강을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운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서울의 매력적인 풍경을 더해주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한강 수영대회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가하고, 수영으로 한강을 건너보기 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을 찾는 상상도 해본다.

결국 필요한 건 제도다. 한강에서의 수영이 보다 안전하게 이뤄지고, 나아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선 현재 전무한 법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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