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농협은행 강태영號 ‘빛 좋은 이사회’…건전성 악화에 견제 기능 ‘물음표’

마이데일리
NH농협은행 이사회 구성. /자료=농협은행, 그래픽=최주연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만료되는 가운데 강태영호(號)의 경영을 감시·감독하는 이사회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농협은행은 사외이사 중심의 위원회와 별도 간담회 등 제도적인 견제장치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 확대와 함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급증하고 고정이하여신도 지난해 말보다 증가하면서, 이 같은 견제장치가 실제 경영진의 리스크 관리에 얼마나 작동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21일 <마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농협은행 이사회는 강 행장과 홍길 상근감사위원을 포함해 총 8명이다. 사외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 2명 등 6명의 비상근 이사에 상근감사위원까지 더해 이사회 차원의 견제·감독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사외이사 구성에는 강 행장의 주요 경영과제와 맞닿은 전문성이 반영됐다.

◇ AI부터 재무까지…경영진 견제 맡은 이사회

함유근 사외이사는 디지털·AI 분야 전문가로 건국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와 한국빅데이터학회 회장을 지낸 인사다. 농협은행은 올해 재선임 과정에서 디지털·AI 혁신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했다.

차경욱 사외이사는 소비자보호 전문가다.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와 한국소비자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와 금융소비자 권익 증진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했다.

장인환 사외이사는 ESG 분야 전문성을 갖췄고, 이신형 비상임이사는 농협은행 수석부행장과 농협캐피탈 대표이사를 지낸 금융·경영 전문가다. 김홍기 사외이사는 법률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감사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일동농협 조합장인 김광수 비상임이사는 금융·경영 분야 전문성을 갖췄다. 홍길 상근감사위원은 재무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신한금융플러스 고문과 금융감독원 부산울산지원 지원장을 지냈다.

농협은행 이사회 역량 구성표. /자료=농협은행

이사회 구성만 보면 AI·디지털부터 소비자보호, ESG, 금융·법률·재무까지 분야별 전문성이 갖춰져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전문성이 실제 경영진에 대한 견제로 이어졌느냐다.

◇ 리스크관리위가 핵심…기업대출 4.5%↑, 충당금 57.9%↑

특히 눈여겨볼 곳은 리스크관리위원회다. 농협은행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리스크관리위는 은행과 자회사 등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인식·측정·감시·통제하고 리스크 관리전략과 정책을 수립·승인한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현재 리스크관리위는 차경욱·장인환 사외이사와 이신형 비상임이사 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강 행장 체제에서 기업금융 확대가 주요 성장전략으로 자리 잡은 동시에 건전성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기업대출은 올해 6월 말 118조560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5%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27조2664억원으로 15.6%, 중소기업 대출은 91조2939억원으로 1.6% 늘었다.

농협은행 세부경영실적 및 자산건전성현황 /자료=농협은행, AI 이미지 편집

기업대출 확대는 경기 상황에 따라 연체·부실여신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은행은 이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을 늘리게 된다. 다만 대출 증가 폭에 비해 건전성 지표와 충당금이 얼마나 빠르게 변했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188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972억원으로 57.9% 급증했다.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당기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해 0.49%에서 올해 상반기 0.52%로 상승했다. 반면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90.91%에서 172.07%로 18.84%포인트(p) 하락했다.

기업금융 확대라는 성장 전략이 실제 대출 증가로 이어진 만큼 그 과정에서 커진 신용위험을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리스크관리위의 핵심 역할이 된 셈이다.

농협은행은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충당금 역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적립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 감사·소비자보호까지 견제장치 촘촘…실제 작동 여부는

리스크관리뿐 아니라 감사와 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별도 장치도 마련돼 있다. 농협은행 내부규범상 감사위원회는 이사 및 경영진의 업무를 감독하고 감사계획 수립, 감사결과 평가, 내부통제시스템 평가와 개선방안 제시 등의 역할을 맡는다. 현재 홍길 상근감사위원과 함유근·김홍기 사외이사가 감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소비자보호 기능도 별도 위원회에서 다룬다. 농협은행은 올해 6월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으며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농협은행은 이사회 산하 7개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이사회운영위원회를 제외한 6개 위원회는 과반수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독립적인 활동도 이어졌다. 2025년 한 해 농협은행 이사회는 총 15차례 열려 117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 가운데 의결안건은 61건, 보고안건은 56건이었다. 특히 6월과 12월에는 경영진을 배제한 사외이사만의 간담회도 각각 열렸다.

형식적인 견제장치만 놓고 보면 상당히 촘촘하다. 다만 제도적 장치와 실제 견제력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기업내부통제 전문가는 “올해 상반기처럼 기업대출이 증가하는 동안 부실여신까지 늘어난 상황에서는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성장 전략에 따른 위험을 어떻게 점검했는지가 중요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사위원회 역시 경영진 업무와 내부통제를 어떤 방식으로 들여다봤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영에 대해 다 보고를 하고, 이사회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의사결정을 한다”며 “건전성 지표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MD포커스] 농협은행 강태영號 ‘빛 좋은 이사회’…건전성 악화에 견제 기능 ‘물음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