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후속 입법과제 ①] 중수청, 광역·보완수사 과부하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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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수사청 정원은 2874명으로 설계된 가운데 검찰 수사업무 종사자 약 6000∼7000명 가운데 몇 명을 이관할지와 외부 전문인력을 얼마나 충원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 뉴시스
중대범죄수사청 정원은 2874명으로 설계된 가운데 검찰 수사업무 종사자 약 6000∼7000명 가운데 몇 명을 이관할지와 외부 전문인력을 얼마나 충원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검찰청 폐지 이후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할 중대범죄수사청이 오는 10월 2일 출범한다. 정부는 본청과 6개 지방청에 2,874명을 배치할 계획이지만 중수청은 중대범죄 직접수사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보완수사까지 맡는다. 넓은 관할과 늘어난 업무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출범 초기부터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수청의 인력과 업무 범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검찰개혁 후속 입법의 과제로 떠올랐다.

◇ 검찰 수사인력 6,000명 어디로… 중수청 정원 ‘셈법’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후속 과제 제언 입법토론회’에서는 중수청 정원과 검찰 수사인력 재배치, 6개 지방청의 광역 관할, 보완수사 범위 등이 주요 과제로 논의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손솔 진보당 의원은 “9월 법사위에서 형소법 개정에 따른 후속 입법을 함께 해나가려고 한다”며 “불안을 증폭시키는 논의보다 실제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관한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쟁점은 중수청 정원 2,874명이 적정한지다. 행정안전부 직제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본청 396명과 6개 지방청 2,478명으로 구성된다. 특정직 수사관은 2,567명이다. 반면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검찰에서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이 약 6,000∼7,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박용대 민변 사법센터 소장(변호사)은 검찰의 수사기능을 중수청으로 옮기면서 정원은 기존 수사인력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 설계됐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중수청 정원을 그대로 두면 검찰수사관 상당수가 공소청에 남거나 그동안 축적된 수사역량을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 수사인력 전부를 중수청으로 옮기는 방안이 적정한지를 두고는 다른 의견도 나왔다. 김혜경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찰수사관 수가 아니라 중수청이 실제로 처리할 사건량을 기준으로 정원을 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수사관 6,000명에 외부 전문인력 15∼20%를 추가하면 전체 인원이 약 7,500명에 이르는데, 정부 직제안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가 적정한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중수청 인원을 약 5,000명으로 가정할 경우 검찰수사관 약 4,000명과 외부 전문인력 약 1,000명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나머지 검찰수사관은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경력채용하는 방식으로 분산할 수 있다고 봤다. 검찰 인력을 모두 중수청으로 옮기기보다 기관별 사건량과 필요한 전문성을 기준으로 재배치하자는 제안이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18일 국회 토론회에서 불안을 키우기보다 새 형사사법체계를 어떻게 실행할지 논의할 시점이라며 오는 9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후속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김두완 기자
손솔 진보당 의원은 18일 국회 토론회에서 불안을 키우기보다 새 형사사법체계를 어떻게 실행할지 논의할 시점이라며 오는 9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후속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김두완 기자

두 번째 쟁점은 검찰 수사인력을 얼마나 옮길지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에 수사인력이 남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나중에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에 수사인력이 대규모로 남으면 향후 수사기능을 복원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공소청 인력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중수청 인력을 늘리는 로드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병두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검찰수사관의 재배치 계획을 먼저 마련하고 공소청 감축과 중수청 증원을 연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청일까지 모든 인력을 옮기기 어렵다면 연도별 이동 규모와 직무 전환 계획을 우선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검찰수사관을 대거 이관할 경우 기존 검찰의 조직문화까지 승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 소장은 중수청 정원의 15∼20%를 변호사와 경찰, 금융감독원·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방위사업청 등 외부 전문인력으로 충원할 것을 제안했다. 검찰수사관의 수사 경험을 활용하되 인적 구성을 다변화해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으로 운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 서울청이 강원까지 관할… 보완수사 범위도 쟁점

세 번째 쟁점은 6개 지방청의 광역 관할이다. 서울지방중수청은 서울뿐 아니라 인천과 경기 북부, 강원까지 담당한다. 부패와 금융·가상자산 등 광역 단위 중대범죄에 집중한다면 현재 체계로 운영할 수 있지만 사건 관계인의 이동과 수사관의 출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박 소장은 지방청을 처음부터 현행 검찰청처럼 세분화하기보다 6개 지방청으로 출범한 뒤 지역별 사건량과 이동 거리를 확인해 출장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출장소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비대면 조사를 병행해 사건 관계인의 장거리 이동과 수사관의 출장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중수청은 6개 지방청이 넓은 권역을 담당하면서 중대범죄 직접수사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보완수사까지 맡게 돼 사건 범위와 인력 배분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뉴시스
중수청은 6개 지방청이 넓은 권역을 담당하면서 중대범죄 직접수사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보완수사까지 맡게 돼 사건 범위와 인력 배분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뉴시스

네 번째 쟁점은 보완수사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을 직접 수사하면서 검사의 요청에 따라 다른 수사기관이 처리한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보완수사도 맡는다. 일반 사기·횡령·배임 사건까지 중수청에 집중되면 중대범죄 전문기관이라는 성격이 흐려지고 직접수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명지대 법학과 객원교수)은 “중대범죄와 화이트칼라 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도록 설계된 중수청에 민생사건 보완수사가 추가되면서 조직 구조와 업무 범위가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인력으로는 10월 2일부터 수사를 전면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며 “입건과 배당 체계를 먼저 갖춘 뒤 수사 기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장범식 전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변호사)은 “중수청의 정원과 청사를 마련하는 것과 함께 출범 이후 실제로 넘겨받을 사건을 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현재 수사하거나 직접 보완수사 중인 사건을 정리하고 중수청과 경찰 등으로 이관할 사건을 미리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변호사는 “사건기록과 압수물, 디지털 증거를 넘기는 절차도 개청 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수청의 업무 범위가 넓은 상황에서 우선순위 없이 사건을 이관하면 출범 초기부터 사건이 적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검찰 출신만을 대상으로 인력을 확보하기보다 외부 전문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일반·경력채용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냈다.

보완수사 과부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중수청이 맡을 사건의 기준을 구체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중수청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재수사가 시급한 사건을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는 기존 수사기관이 보완하도록 역할을 나누자는 것이다. 사건 이첩 기준과 처리기한을 정하고 직접수사와 보완수사에 투입할 인력을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건량을 반영한 중수청 정원 재산정과 검찰수사관의 연도별 이관계획 공개, 외부 전문인력 채용 기준 마련 등이 후속 과제로 제시됐다. 형사소송법과 관련 규정에는 중수청이 맡을 보완수사의 범위와 사건 이첩 기준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수청의 실제 규모와 업무 범위는 향후 직제 시행령 정비와 검찰 수사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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