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이 일본 노선 신규 취항을 추진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은 일본 주코쿠 지방 중심도시인 히로시마 취항을 위해 히로시마공항 지상직 채용을 개시했고, 제주항공은 일본 도호쿠 지방의 최대도시인 센다이 지역에 취항을 위한 센다이공항 지점장 채용 공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가 취항을 준비 중인 각 노선을 살펴보면 운항 중인 항공사가 각각 1개씩뿐이라는 점에서 전략적인 노선 확장으로 분석된다.
먼저 대한항공은 히로시마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한진그룹의 일본 내 종속기업인 한진인터내셔널재팬(HIJ)은 최근 ‘히로시마공항 신규 취항, 여객 서비스 오프닝 스태프 모집’ 공고를 내고 채용을 개시했다. 한진인터내셔널재팬은 일본 공항의 대한항공 지상 조업 계열사다.
히로시마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핵무기(원자폭탄)가 투하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관광 명소로 평가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히로시마 노선 직항 항공편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이, 청주국제공항에서는 에어로케이항공이 운항을 이어오고 있다.
인천∼히로시마 노선은 지난해 일본 주요 대도시·휴양지를 제외한 지방 노선들 중 마쓰야마·다카마쓰·구마모토·시즈오카에 이어 여객 수가 5위에 달하는 인기 노선이다. 유임여객 기준 지난해 인천∼히로시마 노선 이용객은 총 18만1,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운항 항공편은 1,242편이며 항공기 1편당 평균 탑승객은 146명으로, 189석 보잉 B737 계열 기준 약 77% 탑승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인천∼히로시마 노선 유임여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하며 여행객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1편당 평균 탑승객 수도 163명으로, 189석 항공기 기준 평균 탑승률은 86.5%에 달한다. 제주항공의 일본 11개 취항지 중 알짜 노선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제주항공이 단독 취항 중인 인천∼히로시마 노선이 인기를 끄는 모습에 대한항공도 관심을 보이며 직접 취항에 나선 모습이다. 한진인터내셔널재팬의 히로시마공항 오프닝 스태프 채용 사원의 입사 예정일은 오는 10월 중순으로 알려지며, 입사 후 히로시마공항 이외의 거점에서 연수를 실시할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대한항공의 인천∼히로시마 신규 취항 시점은 이르면 10월말∼11월, 늦더라도 올해 12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동계 시즌 히로시마 신규 취항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운항 시각 및 현지 공항 사용 등 제반 사항들에 대해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히로시마 지역의 관광 자원으로는 △미야지마 △원폭돔·평화기념공원 △히로시마성 △슈케이엔(일본식 정원) △오쿠노시마 등이 유명하다.
미야지마는 ‘바다 위에 세워진 붉은 도리이’로 유명한 이쓰쿠시마 신사가 있는 작은 섬이다. 이쓰쿠시마 신사와 해상 도리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있으며, 조수 간만에 따라 도리이가 바다에 잠겨 있는 모습과 갯벌 위에 서 있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미야지마에는 야생 사슴도 많아 여행객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며, 로프웨이를 이용해 해발 약 535m의 미센산 정상에도 편하게 올라 세토나이카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히로시마 도심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원폭돔과 인근 평화기념공원이 관광 명소로 알려진다. 원폭돔은 1945년 원자폭탄 투하 당시 건물이 일부 남은 유적이다. 1945년 인류 최초이자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역에서 당시 건물이 골조까지 남아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관광지로 평가된다.
히로시마 시내 관광에서는 히로시마성도 대표적인 역사 관광지다. 원래 건물은 원자폭탄으로 인해 소실됐지만 이후 천수각을 복원해 관광 아이템으로 활용 중이다. 시내에는 1620년께 조성된 일본식 정원 ‘슈케이엔(縮景園)’도 산책과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히로시마현까지 관광권을 넓히면 ‘토끼섬’으로 불리는 오쿠노시마 여행까지 가능하다. 섬 곳곳에 야생 토끼가 많아 관광객들이 토끼를 보러 방문하는 여행객이 많은 곳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이 히로시마 취항을 추진하며 제주항공과 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제주항공에서는 일본 센다이 취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센다이 취항을 위해 지난달 20일 제주항공 일본 법인에서 ‘센다이공항 지점장 채용 공고’를 냈다. 제주항공 센다이공항 지점장 채용 공고는 오는 31일까지다. 아직 제주항공의 센다이 취항 일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동계스케줄부터 취항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주항공이 취항하려는 도호쿠 센다이 지역 노선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센다이 노선을 단독으로 취항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외에는 취항한 항공사가 없고, 지방 노선도 전무하다.
제주항공은 앞서 2017년 인천∼센다이 노선 부정기편 전세기를 운항한 바 있다. 이후 거의 10년 만에 센다이 지역 정기편 취항을 준비하고 나선 것이다. 제주항공의 센다이 취항 검토는 항공기 신규 도입 일정이 내년까지 예정돼 있는데, 인기가 많은 일본 노선을 확장하는 일환으로 분석된다. 현재 일본 11개 지역에 취항 중인 제주항공은 센다이까지 취항하면 일본 취항지만 12개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1위다.
인천∼센다이 노선의 지난해 수요를 살펴보면 정기편 유임여객 수가 7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센다이 운항 횟수는 왕복 518회(편도 259회)다. 항공기 1편당 평균 탑승객 수는 136명이다. 189석 항공기 기준 평균 탑승률은 약 72∼73% 수준이다. 동기간 인천∼센다이 환승 여객은 1편당 15∼16명이다. 유임·환승 여객을 포함하면 1편당 평균 탑승객이 151명으로, 탑승률은 80%까지 상승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인천∼센다이 노선은 308편 운항, 유임 여객 4만2,400여명으로, 1편당 평균 138명이 탑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 노선의 동기간 환승 여객은 1편당 약 16명으로, 이를 포함 시 평균 탑승객 수는 154명이다. 189석 기재 기준 탑승률은 81% 수준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 탑승률과 비슷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지방 도시의 경우 한국 등 해외 항공사가 직항 국제선 항공편을 취항하면 일부 지원금을 보조해줘 탑승률이 70% 이상인 경우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탑승률이 80% 이상이라면 일본 지방 도시 중에서 높은 편에 속한다.
센다이는 앞서 얘기했듯 도호쿠 지방의 최대도시다. 또한 미야기현 현청이 위치한 지역이면서 동시에 도호쿠 지방 유일 정령지정도시(법정인구 50만명 이상의 시)다. 관광 자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센다이가 위치한 미야기현에는 일본 3대 경승지로 꼽히는 마쓰시마(松島·송도)가 유명하다. 소나무가 우거진 약 260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군도로, 센다이역에서 JR센세키선을 이용하면 편도 40분 정도 소요되며 유람선 관광이 가능하다.
또한 센다이 도심에서 약 30분 거리에 ‘아키우 온천’이 위치해 1박2일 온천 여행도 관광 아이템 중 하나며, 센다이가 위치한 미야기현과 서쪽의 야마가타현 경계에 걸친 산악 온천지 ‘자오 온천’도 유명하다. 자오 지역은 온천 외에도 겨울철 스키장, 수빙(樹氷·스노우 몬스터), 자오 로프웨이, 자오 여우마을 등 관광 자원이 밀집해 있다.
마쓰시마와 자오 지역, 아키우온천, 그리고 산 중턱 절벽에 사찰이 들어선 독특한 산인 야마데라까지 묶으면 3∼4박 도호쿠 여행이 가능하다. 이밖에 센다이 도심에는 센다이 우미노모리 아쿠아리움이 있으며, 센다이역에서 대중교통으로 20분 이내 거리에는 야기야마 동물원 등 다양한 관광 아이템이 존재한다.
다만 제주항공 측에서는 현재 센다이 노선 취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취항 여부 등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이 센다이 지역에 취항한다면 현재 운항을 이어오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보다 운임을 저렴하게 책정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어 수요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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