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이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이 무더위 속에서, 우리는 문득 가장 뜨겁고 긴박한 곳에서 치열하게 우리의 일상을 지켜냈던 이들을 떠올린다.
최전선에서 혹은 이름 모를 지역에서 계절의 변화조차 잊은 채 오직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며 청춘을 바친 이들, 바로 제대군인들이다. 적지 않은 이들이 군 생활을 단순히 '의무' 혹은 '단절된 시간'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사회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본 제대군인의 시간은 결코 단절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일반 사회에서 경험하기 힘든 고도의 조직 관리 능력과 위기관리 역량을 체득한 준비된 전문가들이다.
한 명의 장교나 부사관이 군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단순히 명령을 내리고 따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수십, 수백명의 인원을 책임지는 리더십, 제한된 자원 속에서 최선의 효율을 내야 하는 전략적 기획력,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해내는 강인한 책임감과 회복 탄력성은 기업이 바라는 '역량'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제대군인이 사회로 나오는 길목에서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힌다. 군에서 사용하던 언어와 사회에서 통용되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이다.
수년간의 부대 관리 경험은 매니지먼트 능력으로, 작전 수립 경험은 전략적 문제해결능력으로 치환될 수 있음에도 정작 본인들은 어떻게 사회적 가치로 표현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곤 한다.
아울러, 사회는 그들이 가진 원석 같은 능력을 알아보기보다 군대식 문화라는 편견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기도 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취업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이익이 된다는 사실이다.
국가가 검증한 성실함과 충성심, 그리고 조직에 헌신하는 자세를 갖춘 인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다면 기업의 생산성은 물론 사회적 자본을 쌓는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한여름의 태양에 곡식과 과일이 익듯, 군에서의 뜨겁고 치열했던 경험은 제대군인에게 인생 제2막을 살아갈 단단한 뿌리가 됐다. 이제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그 뿌리에서 튼튼한 줄기가 뻗어 나오고 찬란한 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편견의 눈'을 바꾸는 일이다.
제대군인을 '도움을 줘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유능한 파트너'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8월의 끝자락, 무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쯤 더 많은 제대군인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찬란한 꽃을 피워 내기를 기대해본다. 그들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그리고 그들의 열정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열린 마음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사희은 서울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 주무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