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가 3일 후(17일)에 결정된다. 그간 민주당 전당대회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당권 주자들의 비방전은 점차 심화됐고, 급기야 고소·고발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당내에선 ‘통합’이 차기 당 대표의 최대 과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선호투표제가 통합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어떤 후보든 선호투표제로 당 대표에 선출될 경우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시작부터 끝까지 ‘갈등’
현재 민주당 전당대회는 전체 권리당원 중 약 70%를 차지하는 호남(약 33%)과 서울·경기(약 38%)의 순회 경선만 남겨둔 상태다. 이후 17일 국민 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 결과 발표를 끝으로 차기 당 대표가 결정된다.
그간 민주당 당권 경쟁은 갈등이 점차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후보들은 상대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우며 공방을 주고 받았다. 김민석 후보는 전당대회 초반 정청래 후보를 향해 ‘자기 정치’, ‘반명(반이재명)’ 등의 발언을 하며 공세를 취했다. 특히 김 후보가 제기한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은 전당대회 최대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에 정 후보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될 경우 김 후보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대 후보의 과거 이력을 꺼내 공세를 취하는 ‘파묘’ 공방도 벌어졌다. 정 후보는 김 후보와 송영길 후보의 과거 탈당 이력을 거론하며 공격했고, 김 후보는 2021년 정 후보의 ‘봉이 김선달’ 발언을 고리로 2022년 대선 패배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최근엔 거친 발언이 논란이 돼 후보가 사과하기까지 했다. 송영길 후보는 전날(13일) CBS 라디오에서 12일 열린 TV 토론회(SBS 주관)에서의 정 후보 태도를 겨냥해 “거짓말도 하고 임기응변으로 미꾸라지처럼 답변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가) ‘당정청이 합의해서 지방선거를 이기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했다).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그걸 이제 ‘당정청’이라고 분명히 해 놓고 이번엔 ‘당청’ 간에(라고) 했다. 이게 붕어 아이큐도 아니고”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 “지난번엔 ‘역적’, ‘목 잘라야’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더니 이제 ‘붕어 아이큐’까지, 이거 너무 심하지 않나”라며 “김민석이 시켰나. 아니면 송영길의 독특한 인간성인가”라고 직격했다. 송 후보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14일 페이스북에 “표현이 거칠었던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같은 당의 동지에게 쓸 말은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당권 주자들의 비방전을 넘어 최근엔 당내 고소·고발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1일 정 후보 측은 “전남광주 북구을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전당대회 경선운동을 위한 불법 전화방을 운영하고 경선운동원에게 금품 제공을 약속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며 이른바 ‘불법 전화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정 후보 측은 선거관리위원회와 관할 경찰서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해당 지역구의 전진숙 의원은 정 후보 측근들의 ‘정치 공작’이라고 반발하며, “공작 전모를 바탕으로 허위사실 유포 및 무고죄 고발을 포함해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이처럼 전당대회가 극한으로 치닫자, 당내에선 “당장 오늘 이기기 위해서 모든 걸 쏟아붓는 집안의 기둥뿌리까지 뽑아놓는 느낌이 든다”(윤건영 의원) 등의 우려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 ‘통합 과제’ 직면 속 선호투표제 ‘변수’
이러한 상황에 당내에선 차기 당 대표의 최대 과제는 ‘통합’이라는 말이 나왔다. 당 지도부도 통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 중진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원을 통합하고 국민을 통합해서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발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14일 열린 전당대회 전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치열하게 경쟁하되 그 경쟁의 끝에서 우리는 반드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당내 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선호투표제가 통합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어떤 후보든 선호투표제로 선출될 경우 당내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호투표제는 후보자별 선호하는 순서를 각각 투표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최하위 득표자를 제외하고 최하위 득표자의 2순위 표를 개표해 각 후보자의 득표수에 가산하는 방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누가 되든, 어떤 방식으로 (선출)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처음에 (득표율이) 50%를 넘어야 하는데, 그런 게 아니면(선호투표제로 선출되면) 아무래도 체면이 안 선다”고 했다. 또 신 교수는 만약 선호투표제로 승부가 결정되고 후보들이 승복해도 상대 지지층에서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를 염두에 둔 듯 김 후보도 12일 TV 토론회에서 정 후보에 “만약 제가 선호투표로 1등을 하면 불복하시겠나. 정 후보는 제가 당선되면 도우실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당헌·당규로 선호투표제를 하기로 했으면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며 “지지층도 선호투표가 있는 것을 알고 투표했다.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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