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지난해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기업공개(IPO) 재추진에 나선 컬리가 기록적인 폭염 속 신선식품 배송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냉장·냉동식품이 녹은 상태로 배송됐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는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보냉재 사용을 줄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컬리는 해당 주장을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올해 폭염에 대응해 냉동식품의 드라이아이스와 냉장식품의 얼음팩 투입량을 평소보다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와 SNS, 지역 맘카페 등에는 컬리에서 배송받은 냉장·냉동식품의 상태를 지적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냉동식품이나 아이스크림이 녹거나 보냉제가 모두 녹은 상태로 배송됐다는 내용 등이 주요 사례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컬리 내부 구성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비용 절감을 위해 보냉재 사용량을 줄이면서 상품 변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에 대해 컬리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냉재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줄였다는 주장을 명확히 부인했다.
컬리 관계자는 “날씨와 상품 특성 등에 따라 100개 이상의 포장 관리 방법을 운영하고 있다”며 “기온에 따라 포장 방식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폭염이 이례적으로 심하다 보니 평소보다 냉동에는 드라이아이스를, 냉장에는 얼음팩을 더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냉동식품의 경우 폭염에 대응해 보냉재 투입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냉재를 늘렸음에도 폭염으로 상품이 녹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실제 환불률이나 민원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여름철에는 기온 상승에 따라 냉장·냉동 상품 관련 문제가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만큼 포장비 역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컬리 관계자는 “원래 여름철에는 포장비가 더 증가한다”며 “2분기와 3분기에 포장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상식적으로 비용을 아끼려다 환불 비용이 더 커지는 무리한 의사결정은 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상장을 앞두고 수익성 개선(비용 절감)을 최우선 시 해온 컬리의 경영 기조를 감안할 때, 현장 물류 비용 통제 과정에서 포장재 관리에 공백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AI를 활용한 고객 응대 역시 이번 논란의 또 다른 쟁점이다. 내부 고발자는 사측이 기계적인 AI 답변으로 소통의 벽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컬리는 CS 과정에서 단순 교환이나 환불 등 기본적인 문의에는 AI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AI 응대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CS 인력의 이직률과 재교육에 드는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단순 업무에는 AI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고객 불만이 크거나 식품 변질 등 별도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상담원이 직접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 관계자는 “단순한 응대는 자동화가 돼 있지만 불만 처리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한다”며 “고객 불만의 정도가 큰 사안은 상담원이 직접 처리한다”고 말했다.
컬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3671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이를 발판 삼아 상장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번 논란은 양적 성장 뒤에 숨은 뼈아픈 숙제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기후 변화로 폭염이 장기화될수록 보냉자재비 등 물류 원가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첫 흑자 기조를 안착시켜야 하는 컬리가 물류 비용 상승 압박을 견뎌내면서, 동시에 신선식품 플랫폼의 본질인 '배송 신뢰도'와 'CS 만족도'를 어떻게 증명해 낼지가 향후 상장 가치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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