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2년 내 비우기’… 속도전 뒤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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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하기로 하자 국민의힘은 수용시설과 비행안전, 작전 수행능력 정상화 문제를 제기했다. / 뉴시스
정부가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하기로 하자 국민의힘은 수용시설과 비행안전, 작전 수행능력 정상화 문제를 제기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광주 군 공항 이전 시한이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8년 중순까지 군 공항 기능을 다른 기지로 임시 배치하고, 그 전이라도 인근 반도체 산업단지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시한은 무안으로의 최종 이전이 아니라 광주기지 기능의 임시 분산 배치까지다. 정부는 전력을 수용할 기지와 훈련시설, 이전 비용, 비행안전 대책을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부가 실행계획보다 이전 시한을 앞세웠다며 사업의 실현 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 ‘2028년 임시 배치’ 추진… 수용시설·비행안전 쟁점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회의에서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광주 군 공항 부지의 조기 활용을 주문했다. 국방부에는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하고, 임시 배치가 끝나기 전이라도 군 공항 인근 부지에서 산업단지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정부 구상은 무안에 새로운 군 공항을 건설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광주기지의 전력과 훈련 기능을 먼저 분산해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이다. 국방부도 정부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협조하면서 2028년 중순까지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임시 배치의 실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은 전투비행단 이전은 전투기만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전투기를 수용하려면 부지를 확보하고 격납고와 유도로, 정비시설, 유류·탄약시설, 비행대대 건물 등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기지 전력을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하려면 격납고와 정비·훈련시설 등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2028년 중순까지 이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기지 전력을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하려면 격납고와 정비·훈련시설 등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2028년 중순까지 이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유 의원은 광주기지가 담당하는 고등비행훈련 기능의 이전 문제도 짚었다. 광주기지에는 T-50(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계열 훈련기뿐 아니라 학과 교육시설과 항온·항습 설비가 필요한 시뮬레이터 등이 갖춰져 있다. 유 의원은 이들 시설을 함께 옮기지 않으면 조종사 양성 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 의원은 다른 군 공항의 수용 능력도 문제로 꼽았다. 유 의원은 주요 전투비행단이 KF-21 전력화를 위한 수용시설 공사와 노후 활주로 재포장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 전력을 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광주기지 전력을 분산 수용하려면 새로운 부지를 확보하고 관련 시설을 건설해야 하는 만큼 정부가 제시한 2028년 중순까지 임시 배치를 마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유 의원은 광주기지를 운영하면서 인근 산업단지 공사를 시작할 경우 비행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비행장 주변의 고도 제한과 반도체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타워크레인의 높이를 거론하며, 항공기가 운항하는 활주로 인근에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지 사전 검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도 안보와 산업정책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광주 군 공항은 유사시 미군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한미 공동운영기지인 만큼, 미군 공여지 반환과 공동운영기지 조정에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정부는 한미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도 미군 공여지를 조속히 반환받기 위해 외교부·국가안보실과 함께 미국 측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쟁점은 협의 착수 여부보다 한미 간 절차와 대체시설 마련을 2028년까지 끝낼 수 있느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안보와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뉴시스
국방부는 안보와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뉴시스

◇ 국방부, 세부 계획 답변 유보… 작전 정상화도 관건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2028년 중순이라는 시점을 놓고 사전에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장관·차관·합참의장을 비롯한 각급에서 실무적인 협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안보와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정부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그러나 임시 배치를 실행할 구체적인 방안에는 답변을 유보했다. 국방부는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기간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KF-21 전력화로 다른 기지가 포화 상태라는 지적에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군 공항 가동 중 인근 산업단지를 착공할 경우 비행훈련에 미칠 영향과 시설 이전에 드는 추가 비용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추계 비용이 확정되면 설명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임시 배치를 위해 다른 기지에 시설을 새로 만든 뒤 무안 군 공항으로 다시 이전할 경우 중복투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질문에도 반도체 산업 활성화에 협조하겠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문제는 시설을 옮긴 뒤 군 공항의 작전 수행능력을 언제 정상화할 수 있느냐다. 석호영 명지대학교 법무행정학과 교수는 시설 이전과 군사작전 수행체계 구축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관계기관을 독려하면 이전 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수용 기지가 기존 군 공항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별도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설 광주 군공항 부지로, 정부는 무안 군공항 완공에 앞서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해 기존 부지를 먼저 활용할 계획이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설 광주 군공항 부지로, 정부는 무안 군공항 완공에 앞서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해 기존 부지를 먼저 활용할 계획이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석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시설을 옮기는 작업은 정부가 속도를 내면 통상적인 기간보다 앞당길 수 있다”면서도 “이전한 기지가 군사작전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능을 갖추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과 시설을 옮기는 것만으로 군 공항 이전을 마쳤다고 볼 수 없다”며 “작전 수행능력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절차도 이전계획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에서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방향을 약 3도 조정한 사례를 들었다. 당시 관계기관은 활주로 방향을 바꾸면서 이·착륙과 공역 운영, 계기비행 절차를 함께 변경하고 레이더 등 관련 시설도 조정했다. 석 교수는 “공항을 옮기지 않고 활주로 방향만 바꾸는 작업에도 약 2년이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며 “비행 절차와 시설을 변경한 뒤 국제기준에 맞는지 확인하고 승인을 받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기지는 전력과 고등비행훈련 기능을 다른 군공항에 나눠 배치한 뒤 각 기지에서 작전·교육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국방부는 전력을 수용할 기지와 시설 조성 기간, 추가 비용을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임시 배치 이후 작전과 비행훈련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기간도 제시하지 않았다.

석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기간을 어느 정도 단축할 수는 있다”면서도 “2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행안전과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칠 수 있을지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설 이전과 작전 정상화에 필요한 기간을 구분한 세부 계획이 2028년 중순 임시 배치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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