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홍보를 해야겠어" 로하스 이후 6년 만에 대기록, 그 뒤에는 '힐맘(?)' 강철매직 있었다…김지찬 압도적 팬 투표 어떻게 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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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힐리어드(왼쪽)와 이강철 감독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KT 위즈 제공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흔히 팬들은 특정 선수의 팬을 자처할 때 '○맘'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렇게 따지면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샘 힐리어드의 팬인 '힐맘(?)'이다. 연일 힐리어드에 대한 홍보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월간 MVP라는 보상으로 돌아왔다.

KBO는 10일 "힐리어드가 2026 신한 SOL KBO 리그 7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힐리어드는 7월 19경기에서 27안타 9홈런 17득점 26타점 타율 0.365 OPS 1.156을 기록했다. 홈런 타점 장타율 1위, 득점 공동 3위다. 말 그대로 7월을 지배했다.

6년 만에 대기록이다. KT 외국인 타자가 월간 MVP를 수상한 것은 2020년 6월 멜 로하스 주니어 이후 최초다.

2026년 4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KT 힐리어드가 1회말 2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마이데일리

시즌 초와 상전벽해다. 힐리어드는 4월까지 타율 0.232에 그쳤다. 공을 때리면 확실한 생산성을 선보였다. 하지만 삼진이 너무 많았다. 특히 ABS존 최상단에 매번 휘둘리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이강철 감독은 꾸준히 힐리어드에게 믿음을 줬다. 힐리어드의 성실성, 연습 배팅마다 보여주는 파워 등을 종합적으로 봤기에 기다릴 수 있었다.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힐리어드는 5월 타율 0.350(100타수 35안타)를 때려내며 8홈런을 신고했다. 이어 6월 타율 0.318(88타수 28안타) 6홈런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7월 대폭발에 성공한 것.

샘 힐리어드가 점프 캐치를 시도하고 있다./KT 위즈 제공

지난달 31일 이강철 감독은 "수비도 잘한다. 치는 것은 로하스와 비슷한 것 같다. 점잖고 내가 참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인성도 좋다. 플레이도 진지하고 정말 열심히 한다. 펜스 플레이하려고 점프하는 거 보면 멋있다니까"라고 힐리어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던 이유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타격을) 못해도 볼넷은 자기가 알아서 나갔다. 수비와 주루는 확실히 해줬으니 방망이만 기다렸다. 보통 타구 속도가 160km/h가 나오니까 저게 맞았을 때는 어떻게 될까? 그렇게 시작된 거죠"라고 기다릴 수 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왜 주목을 못 받은 거지. 내가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겠다"며 "오늘 칭찬한 거 싹 내보내라"라면서 농담 섞인 말을 했다.

이날 힐리어드는 팀이 2-3으로 뒤지던 6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쳤다. 이어 김민혁의 중견수 뜬공에 과감하게 2루로 진루했다. 1사 2루에서 김상수의 안타 때 다시 한 번 빠른 발을 과시하며 동점 득점을 올렸다. 힐리어드의 활약 속에 KT는 5-3으로 승리했다.

다음날 이강철 감독은 "이것 보세요 걔(샘 힐리어드) 덕분에 점수 났잖아요. 다른 선수면 못 들어와요. 칭찬 하시라니까요"라며 껄껄 웃었다.

힐리어드 7월 KBO 리그 성적 및 7월 월간 MVP 투표 결과./KBO 제공

힐리어드는 기자단 투표 35표 중 22표(62.9%)를 독식했다. 압도적인 기자단 투표 덕분에 팬 투표 1위 김지찬(삼성 라이온즈·22만 8406표)을 제칠 수 있었다. 힐리어드는 팬 투표에서 7만 702표를 받았다.

사실 힐리어드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소형준과 스기모토 코우키도 각각 활약해 MVP 후보에 올랐다. 특히 소형준은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78로 펄펄 날았다.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2위다. KT 선수끼리 표가 갈릴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의 홍보 덕분일까. 기자단 투표가 집중되며 힐리어드가 7월 최고의 별이 될 수 있었다.

물론 이강철 감독은 농담으로 한 말이다. 다만 힐리어드가 활약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한 건 사실이다. 인기팀 선수였다면 더 큰 화제가 됐을 터. 7월 질주를 통해 홈런 3위, 타점 2위까지 올라왔다. 이제 김도영(KIA 타이거즈), 오스틴 딘(LG 트윈스)과 최고의 타자 자리를 두고 맞서고 있다.

2026년 5월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KT 힐리어드가 9회초 2사 1루서 2점 홈런을 친 뒤 이강철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마이데일리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 힐리어드는 이강철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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